보완수사 결과 통보 전 검·경 '사전 협의'…'사건 핑퐁' 부작용 줄인다

법무부, 수사준칙 개정안·특사경 협력규정 제정안 입법예고…10월2일 시행
검·경 협력 범위 넓히고 통제 절차 구체화…특사경 수사지휘→지도·조언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검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3.3.22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에 맞춰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실효성을 높이고 검사와 경찰 간 협력 절차를 구체화한 새 수사준칙이 마련된다. 경찰이 보완수사 결과를 최종 통보하기 전 검사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해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이른바 '사건 핑퐁'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공소시효가 6개월 내로 임박한 사건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의무적으로 협력하고, 중대사건은 공소청 전담검사와 수사기관 합동수사단이 합동 대응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해서는 폐지되는 수사지휘 대신 지도·조언 제도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을 규정했다.

법무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안과 '검사와 특별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다음 달 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은 개정 형사소송법과 함께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보완수사 결과 통보 전 사전협의…'통제 방안'도 강화

수사준칙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라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법경찰관은 보완수사 이행 결과를 통보하기 전 기존 수사 결과와 증거관계, 보완수사 진행 내용, 수사 결과가 변경됐다면 그 취지와 이유 등을 담은 '종합수사 결과보고'와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검사는 이를 검토해 원칙적으로 7일 이내에 의견을 제시한다.

보완수사가 충실히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통제 절차'도 강화했다. 검사는 보완수사 이행기간 준수 여부를 점검해 사법경찰관과 소속 기관장에게 알린다. 부실 이행을 이유로 검사가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하면 수사기관장은 1개월 안에 처리 결과를 회신해야 한다.

처음 사건을 수사한 사법경찰관에게 다시 보완·재수사를 맡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검사가 상급 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는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해야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자료가 누락된 경우,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된 경우 등에는 기한이 지나도 가능하다.

검사가 체포·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할 때 보완수사 사항에 관한 의견을 함께 제시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아동학대나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임시·잠정조치 신청도 보완수사 요구 대상에 포함된다.

시효 6개월 전부터 의무 협력…중대사건은 합동대응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력 범위도 확대된다.

일반 사건은 공소시효 만료 6개월 전부터 의무적으로 협력하도록 했다. 현재는 선거사건에 대해서만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의무 협력이 이뤄지지만 앞으로는 일반 사건까지 대상을 넓혔다. 선거사건은 현행대로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협력한다.

성폭력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장애인학대, 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를 비롯해 금융·증권, 공정거래, 기술유출, 해양범죄 등 전문사건과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도 '중요사건'에 추가된다.

중대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은 합동수사단을 구성하고 공소청은 전담 부서나 전담검사를 지정할 수 있다. 검사와 합동수사단은 수사 사항과 증거 수집 대상, 법령 적용 등을 협의하고, 수사기관장은 합동수사단의 구성·운영 현황과 수사 결과 등을 국회에 보고한다.

사법경찰관이 사건의 법률적 판단 등에 관한 의견을 요청하면 검사는 신속하게 회신해야 한다. 사법경찰관은 검사 의견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하고 의견 수용 여부 등을 기록에 남긴다. 검사가 공소유지를 위해 사법경찰관의 공판 출석을 요청하면 이에 협력하도록 했다.

불송치 이유 구체화…조사 녹음·압수수색은 영상化

범죄 피해자의 권리도 강화된다. 사법경찰관은 불송치결정서에 고소인의 법률적·사실적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와 불송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 통지해야 한다. 수사를 개시할 때는 고소인 등에게 검사에 대한 구제신청 절차도 안내한다.

직접 이해관계가 있고 범죄 피해자에 준하는 고발인은 무고·위증·법왜곡·직권남용·문서위조 등 사건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피의자나 변호인이 조사·면담 도중 요청하면 수사기관은 피의자 신문을 녹음해야 한다. 압수수색·검증은 영장 제시부터 집행, 압수물 발견과 목록 교부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장비가 없거나 긴급하게 집행해야 하는 경우 등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압수물의 환부·가환부는 사법경찰관이 결정하되 사전에 검사의 의견을 듣고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따라야 한다. 압수물을 폐기하거나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경우 등에도 같은 절차가 적용된다.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과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도 구체화했다. 검사는 출석·화상·전화로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으며,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사건관계인과 사법경찰관, 전문가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다. 피의자의 의견을 들을 때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고지해야 한다.

검찰청 폐지 이후에도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했거나 검사가 체포·구속영장 또는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한 사건, 관련 피의자나 범죄사실을 통일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는 사건 등은 최장 90일간 계속 수사할 수 있다.

특사경 수사지휘 대신 '지도·조언' 구체화

특사경 협력규정 제정안은 검사의 수사지휘 폐지에 따라 지도·조언 제도를 구체화했다. 특사경은 검사의 지도·조언을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보완수사나 시정조치 요구를 받을 수 있다.

검사가 공소시효 임박 등을 이유로 기한을 정해 지도·조언하면 특사경은 기한 안에 이행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구체적인 사유를 의견서에 적어 사건기록에 남겨야 한다.

특사경이 전문성을 갖춘 분야에서는 다른 수사기관과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사경 예산을 확보하고 인사·처우상 우대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공소청은 특사경 교육과 일반적인 지도·조언 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