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댓글 공작' 기무사 전 간부, 징역 1년 9개월 확정
"대통령 보필 명목으로 기무사령관과 공모해 범행"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 군인들에게 정치 관여 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전 기무사 간부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법원 1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기무사 2부장 A 씨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 9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직권남용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 △고의 △기능적 행위지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2008년 5월 '광우병 사태'로 촛불시위가 확산되며 여론이 이명박 정부에 불리하게 흐른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기무사에 온라인상 좌익 활동 내역을 사찰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기무사는 2008년 8월부터 온라인상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종북, 좌익세 활동 내역'이라는 명목으로 검색 결과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특별한 근거 없이 '종북, 좌익세'로 규정하고 이에 맞대응했다.
A 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 정부·여당을 지지하는 글 1만 8979건을 게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기무사 대원들에게 대통령·정부에 비판적이거나 기무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신원을 조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또 기무사 대원들을 동원해 33번에 걸쳐 인터넷 잡지(웹진)를 제작·전파하도록 한 혐의도 적용됐다. 해당 웹진에는 국가 정책을 홍보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1심은 A 씨가 각 범행을 보고받아 인지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시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필한다는 명목으로 기무사령관 등과 공모해 범행에 깊이 관여했다"며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그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대통령·정부를 비판하는 사용자들의 신원을 불법적으로 확인하도록 지시해 일반 국민의 사생활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을 실행한 자의 상관으로서 상당한 책임이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관련자 수사 진행 도중 취업을 핑계로 국외로 도피해 수년간 입국하지 않았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일일 사이버 검색 결과'를 작성하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A 씨가 군과 전혀 무관한 일반 민간 분야·인물들에 대한 여론에 관한 내용까지 위법하게 수집·보고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검사와 A 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는 여론조작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식하면서 홍보나 대응이 필요한 사안들을 지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 업무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봤다.
한편, 기무사에서 댓글 공작을 주도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은 지난 2022년 12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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