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청 간부, 채상병 기록 접수 건의에 "뭘 알지도 못하는 XX들"
"위법 소지" 건의 묵살하고 이첩 공문 접수 말라 지시
특검, 노규호 전 수사부장·최주원 전 경북청장 기소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기록을 정식 접수해야 한다는 실무진 건의를 묵살하고 폭언과 함께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국회에 제출한 노규호 전 경북청 수사부장 등의 직권남용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노 전 부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이첩한 '채상병 사건' 기록 반환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정식 접수 건의를 묵살했다.
노 전 부장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한 2023년 경북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었다.
2023년 7월 19일 채 상병이 순직하자 사건을 일차적으로 담당하던 해병대 수사단은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건을 관할 경찰청인 경북청에 이첩하기로 결정했다.
경북청은 사건 발생 직후인 같은 해 7월 중순부터 사건 이첩에 대비했다. 당시 수사전담팀 편성을 계획하고 해병대 측에 이첩을 요청했다. 사건 이첩 시 언론 공보(문자풀) 활동까지 미리 준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병대 수사단은 대통령실과 국방부로부터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고 수사자료 이첩을 보류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은 이첩 보류 지시에 불응하고 당초 계획대로 2023년 8월 2일 오전 경북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사건 기록을 인계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이 모 씨는 같은 날 경북청 형사과장 김 모 씨에 전화해 기록 반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기록을 다시 돌려주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별도 근거 없이 기록을 돌려주는 것은 불가하고, 최소한 군으로부터 기록반환 요청 공문을 수령한 뒤 기록 반환을 검토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경북청으로부터 기록을 돌려주겠다는 확답을 받지 못한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은 노 전 부장에 전화해 '해병대가 이첩보류 명령을 위반하고 기록을 이첩한 것이므로 기록을 군에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일 오후 12시 57분쯤, 실무진은 노 전 부장을 찾아가 사건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이 있었던 정황을 보고하며 "수사 기록을 그냥 돌려주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노 전 부장은 실무진에게 해병대에서 사건을 이첩했다는 내용의 온나라(On-nara·정부 업무시스템) 공문을 접수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진행 예정이었던 문자 풀을 중단했다.
그는 이후 기록 반환을 요청하는 정식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으나,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공문을 보낼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그런 뒤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하며 해병대 기록 이첩 관련 온나라 문서가 접수되지 않았고, 사건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등재되지 않았으니 기록을 회수해 가라고 말했다.
이후 오후 2시 10분쯤 실무진들이 "일단 해병대 수사단의 기록 이첩 온나라 공문을 접수하자"고 거듭 건의하자, 노 전 부장은 이들에게 "뭘 알지도 못하는 XX들"이라고 핀잔을 주며 공문을 접수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반복 지시했다.
결국 당일 오후 7시 20분쯤, 최주원 전 경북청장의 최종 승인과 노 전 부장의 지시하에 해병대 수사단이 이첩한 사건 기록은 국방부 군검찰 수사관에게 인계됐다.
종합특검은 노 전 부장과 최 전 청장이 경찰의 수사 개시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해 두 사람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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