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동거인에 천억 써" 유튜버 항소심서 "허위 고의 없었다"

1심 징역 1년·집유 3년…'1000억' 표현은 무죄
"AI 환각·추측에 의한 것"…이혼소송 판결도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4.6.17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 등을 위해 '1000억 원을 썼다'는 취지의 주장 등을 온라인에 퍼뜨린 혐의로 1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받은 유튜버가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며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명산)는 19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박 씨는 최 회장과 김 이사에 관한 허위사실을 퍼뜨려 두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심은 김 이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최 회장이 김 이사 등을 위해 '1000억 원을 썼다'는 취지의 표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박 씨 측은 이날 유죄로 인정된 김 이사 관련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씨 측은 해당 발언이 AI의 환각이나 추측에서 비롯됐고, 대담 프로그램에서 상대방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1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무죄가 선고된 최 회장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측에서 평소 제기해 온 주장을 믿고 발언했으며, '1000억 원' 역시 다소 과장된 표현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그동안 동거녀 및 출생 자녀를 위해 직접 지출하거나 주택 신축 비용 등과 관련해 총 6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0억 원'의 수치는 동거녀 등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하거나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에서 사용된 숫자로 볼 수 있다"며 "다소 과장된 표현일 뿐 아무 근거가 없는 허위의 사실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000억 원' 표현을 판단하기 위해 이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나온 판결도 살펴보기로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존 2심의 1조 3808억 원보다 줄어든 금액으로, 최 회장은 지난 14일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재판부는 "그 이후 대법원이나 고등법원에서 어떤 판단이 이뤄졌는지 보기 위해 관련 사건 판결문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 측에 해당 판결문을 제출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4일 오후 2시를 2차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박 씨는 2024년 6월부터 10월까지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등에 최 회장과 김 이사 관련 내용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박 씨는 노 관장의 '팬클럽 회장'을 자처하며 방송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