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재판 노쇼' 권경애 변호사, 손배소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 '불출석'

파기환송심 화해 권고에 양측 이의신청…변론 재개

이른바 '재판 노쇼'로 피해를 입은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앞에서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에 대한 재징계 청구서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9.11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수임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의뢰인이 패소 확정 판결을 받게 한 권경애 변호사가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에도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2부(부장판사 변지영 최희정 서창석)는 19일 오전 10시 고(故)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권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권 변호사 측 변호인만 나왔다.

재판부는 이 씨 측 요청에 따라 권 변호사 측에서 일부만 발췌해 제출한 녹음 파일 원본을 가급적 일주일 안으로 내라고 명령했다.

이 씨 측은 권 변호사 측이 유족 등과 대화한 내용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골라서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므로 전체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 "피고 권 변호사가 지금이라도 출석할 의사가 있다면 당사자 신문을 생각하고 있다"며 "녹취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1일 변론을 이어가기로 했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학교폭력 가해자와 서울시 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 씨 측 대리했으나 2심 재판에서 세 차례 무단 불출석해 2022년 11월 원고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 소송 당사자는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기일 지정을 신청하지 않거나 새로 정해진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이 씨에게 패소한 사실을 이듬해 알리면서 3년간 매년 말까지 각각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행 각서를 작성해 교부했다.

이에 이 씨는 권 변호사의 불법행위와 법무법인 구성원의 연대책임을 지적하며 2억 원대 손해배상을 냈다.

1심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가 공동으로 이 씨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지난해 10월 1심보다 다소 늘어난 6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해미르에는 별도로 2심 수임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22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이 씨 측이 추가로 주장한 이행 각서에 따른 약정금 청구에 대해선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권 변호사가 이 씨에게 6500만 원을 지급하고, 해미르는 별도로 220만 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 판단 부분은 확정했다.

그러나 이 씨의 약정금 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7월 14일 화해권고결정을 내리고 변호사가 이행 각서에 따른 9000만 원 전액과 각각의 지연손해금 163여만 원을 이 씨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소송비용 비용 또한 권 변호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사실상 원고 승소 취지의 판결이다.

하지만 권 변호사 측과 이 씨 측이 잇따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사건은 변론 절차로 돌아가게 됐다.

한편 이 씨는 손해배상 소송과는 별개로 이달 13일 권 변호사를 사기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권 변호사는 자신의 실수로 청구권 소멸 시효가 지났음에도 이를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항소심까지 수임하도록 속인 혐의를 받는다.

이 씨 측은 이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도 모르게 변호사가 재판에 나가지 않은 경우에도 소 취하로 간주한 현행 민사소송법은 위헌"이라며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한 상태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