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검에 이태한 …통계조작·외유출장 등 12개 의혹 '전방위 수사'

최대 166명·최장 170일…준비기간 20일 내달 초 본수사
투표용지 부족부터 일감 몰아주기까지…'윗선' 정조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특검(특별검사)로 임명된 이태한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검사.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에 이태한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전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사법연수원 23기)이 18일 낙점됐다.

이태한 특검이 이끄는 '선관위 특검팀'은 투표용지 인쇄율 하한선을 50%로 축소한 경위부터 투표율 통계 왜곡, 투표함 일감 몰아주기, 외유성 출장까지 선관위의 방만·비위 의혹들을 전방위로 수사할 예정이다.

수사 대상만 12가지…내달 초 수사 본격화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선관위 특검을 이끌 특별검사에 이태한 권익위 비상임위원을 임명했다. 앞서 선관위 특검 국민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이 위원과 이혁(20기) 전 서울고검 검사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이 특검은 18년간 검찰에 근무하며 특수수사와 형사·공판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서울남부지검 공판송무부장·형사4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 위원, 국민권익위 비상임 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특검은 이날부터 최장 20일간 수사팀 구성 및 사무실 마련을 위한 준비기간에 들어간다. 준비기간을 모두 사용할 경우 본수사는 다음달 초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검법상 준비기간에도 증거인멸 방지를 위한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할 수 있다.

특검팀은 특검보 5명과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이내,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70명 이내로 꾸려진다. 특검까지 합치면 최대 166명 규모다.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로, 기본 수사기간 90일에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수사 대상은 총 12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본투표용지 인쇄 물량 하한 기준(60%→50%) 축소, 투표자 수 허위 입력과 선거 통계 조작, 외유성 출장과 부정 채용·승진 특혜, 수의계약 특혜와 업체 유착 등이다.

이 밖에 △개표 중단이나 증거 보전 조치 없이 개표를 강행한 의혹 △투표용지·선거 물품 관리 부실 △사고 보고 누락·축소·은폐 △선거관리 시스템 관리·보안·운영 부실 등이 망라됐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 인지한 관련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특검팀은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로부터 수사 기록 등을 넘겨받아 본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합수본은 특검 출범에 대비해 압수물과 디지털 포렌식 자료, 관계자 진술조서 등 수사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8.7 ⓒ 뉴스1 김도우 기자
인쇄율 50% 축소·통계 왜곡 누가 정했나…'윗선' 조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특검 출범을 촉발한 대표적 수사다.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 부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골자다. 합수본은 송파구선관위 선거담당관 등 복수의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 중앙선관위 지휘부 등 '윗선'으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투표율 통계 왜곡' 의혹은 합수본 수사가 가장 진척된 사건으로 꼽힌다. 합수본은 선관위 실무진들이 본투표 당일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한 뒤, 정상적인 수정 절차를 밟지 않고 임의로 투표자 수를 가감하는 방식으로 투표율을 왜곡한 정황을 포착했다.

나아가 중앙선관위가 본투표 당일 각 시도 선관위에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해도 원칙적으로 수정하지 말고, 큰 오류가 아니라면 다음 시각 보고 때 수치를 가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침을 전달한 점, 경기 김포에서 오입력 수정 문의가 들어오자 중앙선관위 측이 수치 조정 방법을 담은 자료를 전달한 정황 등도 확인했다.

합수본은 지난달 오류 수정 지침을·전달한 중앙선관위 관계자를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입건해 작성 경위와 보고·승인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통계 조작 정황이 포착된 지역은 경기도 김포에서 의왕, 충북 진천 등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합수본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만큼, 특검 수사는 통계 왜곡이 중앙선관위 차원의 조직적인 범행인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입력된 투표자 수를 '가감 보고'하는 방식을 누가 마련했고, 상부에서 이를 보고받거나 묵인했는지, 과거 선거에서도 통계 왜곡이 있었는지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뉴스1 황기선 기자
외유성 출장·일감 몰아주기…선관위 '조직 비리' 의혹도 규명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을 둘러싼 외유성 출장 의혹과 합수본이 수사 과정에서 포착한 '투표함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두 사건 모두 선관위의 방만 운영과 폐쇄적인 조직 운영을 드러낸 사안이란 점에서 특검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주목된다.

외유성 출장 의혹은 합수본이 출범 초기부터 들여다본 사건이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이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배우자를 동반하고 관련 비용을 선관위 예산으로 집행한 경위를 수사해왔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이 출장지 결정과 배우자 관련 예산 편성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 수사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의 출장에 배우자 몫 항공료와 숙박비 등으로 4000여만 원의 예산이 소요됐지만, 상대국 기관의 공식 초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노 전 위원장을 상대로 출장지를 결정한 경위와 배우자 동행 및 예산 집행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함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전직 선관위 간부 A 씨와 배우자·아들이 관여한 업체 3곳이 선관위와 체결한 103건, 175억 5323만 원 규모의 계약 중 90건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 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는 6·3 지방선거에 사용된 관내 사전 투표함도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낙찰업체를 미리 정한 뒤 경쟁업체들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들러리 입찰'이 이뤄졌다고 보고 업체 관계자 2명과 선관위 관계자들을 입찰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