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향하는 '장윤기 사건 은폐' 수사…이례적 동시수사 결론 주목
검찰, 광산서장까지 입건…경찰, 17일 전후 檢송치 전망
수사권 경합 없다지만 결론 다를 땐 '갈등' 소지
- 최동현 기자, 김민재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김민재 송송이 기자 =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부친 장 모 경감과 수사팀 간 유착 및 수사 무마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이 '경찰 윗선' 차원의 조직적인 은폐·축소 지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검·경은 각자 전담팀을 꾸리고 동시에 강제수사 중이다. 수사권 경합은 당장 불거지지 않았지만, 검찰의 수사 대상과 혐의가 경찰의 자체 수사보다 포괄적인 만큼 향후 수사 진척에 따라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돌출될 수 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장윤기 사건'을 수사한 전남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 모 경감과 팀원 B 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의 피의자로, 나머지 팀원 2명과 당시 경찰서장, 형사과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청은 전날 이들 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를 인멸한 혐의(증거인멸)를 받는 박 경감은 직위해제 조치됐고, 전날 구속영장이 신청·청구돼 이날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검찰은 박 경감이 핵심 증거를 누락하고, 수사 정보를 장 경감에게 알려주는 과정에 '경찰 윗선'이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록 동료 경찰이긴 하지만, 박 경감이 장 경감의 부탁이나 지시를 따를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실제 검찰은 장 경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원 B 씨가 장 경감에게 "당신이 경찰인 걸 모르게 하라"는 취지의 윗선 지시가 있었다고 말한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경감도 "장 경감과 일면식이 없다"고 항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검찰 수사망이 '경찰 윗선'으로 확대될수록 경찰과의 조직 차원의 신경전이 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검경이 동일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진 건 이번 사건이 '경찰 비위 정황'을 담고 있어서다. 검찰청법 제4조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현재로선 검찰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경찰은 증거인멸 혐의를 각각 중심에 두고 있어 당장 수사권 경합이 빚어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법조계에선 검찰의 수사 대상이 경찰 윗선으로 넓어질수록 검·경 간 '조직 싸움'으로 비화할 여지가 있다고 관측한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론이 다를 경우도 잡음이 나올 수 있다. 경찰이 이날 박 경감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오는 17일까지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야 한다. 경찰관 비위 사건의 직접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당장 경찰에 사건 이첩을 요구하지 않는 점도 여기에 있다.
한 부장검사는 "현재 검찰과 경찰이 서로 다른 혐의로 수사를 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사실관계를 향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론 수사 내용과 대상이 겹칠 수밖에 없다"며 "(검·경의) 수사 결과가 모순되거나 뉘앙스가 다르다면 새로운 국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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