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투자사가 돈 댔어도 직접 안 지었으면 건설임대 아냐"
뒤늦게 '건설임대주택' 변경신고…법원 "공사 관여만으론 부족"
- 장시온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김범수 수습기자 = 부동산투자회사가 아파트 건설 과정에 돈을 대고 관여했더라도 직접 지은 것이 아니라면 '건설임대주택'이 아니라 '매입임대주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지난 5월 부동산투자회사 A 사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임대사업자 등록사항 변경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A 사는 지난 2018년 전후로 경기 화성 소재 임대주택 1185세대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 이후 주택 구분을 '건설임대주택'으로 바꿔 달라고 신고했으나 강남구청은 지난해 이를 반려했다. 이에 A 사는 "반려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건설임대주택은 임대사업자가 임대를 목적으로 직접 지은 주택이고, 매입임대주택은 이미 지어진 주택을 사들인 이후에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재판부는 강남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A 사가 해당 주택을 주도적으로 건설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정이나 설계 등에 관여했더라도 매수인으로서의 권리 행사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민간임대주택법은 민간건설임대주택 중 하나로 '임대사업자가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해 임대하는 주택'을 정하고 있다"며 "그 요건을 충족하려면 해당 주택이 '임대사업자에 의해'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돼야 함이 명백하다"고 했다.
또 "이 사건 주택은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B 사에 의해 건설됐고, A 사는 B 사로부터 이 사건 주택을 매수해 소유권을 취득했다"며 "A 사가 건설 주체로서의 의무나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건설임대주택이 되려면 임대사업자가 단순히 관여한 정도로는 부족하고 사업계획승인 상 사업 주체도 A 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 사가 지급한 매매대금이 건설 공사대금으로 쓰인 것은 맞지만 인허가나 사업비 조달의 책임까지 부담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사업 승인이 늦어지면 A 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A 사는 완공된 주택을 매수하는 지위에 가까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슷한 구조의 다른 사업에서 건설임대주택 등록을 내준 선례가 있었다는 A 사 주장도 "강남구청이 해당 선례와 같은 기준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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