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상자산 사기' 태영호 전 의원 장남, 피해자에 8억 배상하라"
"경찰 친분으로 신뢰 얻어 피해자 기망"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자신을 믿고 가상자산에 투자하라'고 속여 돈을 가로챈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장남이 피해자에게 8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는 피해자 A 씨가 태 전 의원 장남 태 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태 씨는 A 씨에게 8억 6797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태 씨는 2024년 5월 태 씨에게 스테이블코인 환전 사업을 제안하면서 같은 해 7월까지 총 11억 7980만여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 또는 현금을 가로챘다.
재판부는 A 씨가 사업을 의심할 때마다 태 씨는 자신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과 경찰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의심을 피했다고 판단했다.
태 씨는 A 씨에게 '제가 그사이 해결해 볼게요', '자칫하다 진짜 터질 수 있어요. 그땐 정말 저도 어찌 못하고 아빠한테 죽음이에요' 등의 연락을 취했다.
또 '저희 다 끼고 합니다. 경찰까지', '신원조회는 아까 강남경찰서에 하긴 했대요', '저는 오늘 형사 한 분 만났어요. 앞으로 우리 모든 사업 봐줄 형이요'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태 씨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의 아들로서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았거나 일부 경찰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사정을 원고로부터 신뢰를 얻어 원고를 기망하는 데 활용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가 금융업계에 종사했고 태 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채무자들과의 계약 관계나 채무자들의 변제 자력과 관련해 일부 의심을 표출한 정황이 있었다고 해도 태 씨의 기망행위로 인해 A 씨가 착오에 빠졌고 A 씨가 이체나 전송 등 처분행위를 해 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태 씨로부터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이자 등 명목으로 총 3억 1183만 원을 받았다며 최종 손해배상 인정 금액을 8억 6797만여 원으로 정했다.
A 씨와 태 씨가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다.
태 씨는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형사 재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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