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2명' 종합특검 전반전 성적표…'헤비테일' 막판 승부수 통할까

1차 기한 앞두고 첫 신병 확보…한숨 돌렸지만 '부실 성과' 꼬리표 여전
'최종 윗선' 정조준…주력 사건 '이중기소' 소지는 과제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구속 2명·기소 0명·불기소 2명'

권창영 특별검사가 이끄는 2차 종합특검팀이 90일 기본 수사 기간 받아 든 성적표다. '1호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며 수사 동력에 타격을 입는 듯했지만, 주력 사건인 '대통령 관저 예산 불법 전용' 의혹의 핵심 피의자 2명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특검팀이 그동안 89건의 사건에서 224명의 피의자를 들여다본 점을 고려하면 '빈손 수사' 꼬리표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수사 막바지에 공소 제기와 구속영장 청구를 집중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을 공언한 만큼, 후반부 성과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24명 수사하고 '구속 2명'…수사역량·구설수 '과제'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2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 출범 86일 만에 이뤄진 첫 신병 확보다.

비록 김오진 전 비서관은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특검팀 입장에선 한시름 돌리게 됐다. 법원이 혐의 소명 부족이 아닌 '도망·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기각 사유로 든 데다, 하루 전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내란선전 혐의)에 대한 구속 실패도 일부 만회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관저 예산 불법 전용' 의혹은 종합특검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속 수사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특검팀은 전날 김 전 실장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황 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소환 조사를 병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성과 미흡' 지적은 여전히 따라붙는다. 특검팀은 지난 2월 출범 이후 총 89건의 사건을 수사해 224명의 피의자를 입건했지만,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2명뿐이다. 최종 처분을 내린 사건은 불기소 2건(김관영 전북도지사·오영훈 제주도지사)이며, 기소 사례는 아직 없다.

수사 역량 미흡 논란에 구설수도 잦다.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필요성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특검팀은 총 152건의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102건(67.1%)을 발부받았다. 2024년 기준 전국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91.2%)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법조계에서 특검팀의 수사 역량에 물음표가 붙는 배경이다.

특검팀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지미 특검보는 특정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언급해 비판받았고, 권영빈 특검보는 담당 사건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관련자를 과거 변호한 이력이 드러나 교체됐다. 이달에는 특별수사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의자 진술조서 등을 게시했다가 감봉 조처됐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5.22 ⓒ 뉴스1 최지환 기자
7부 능선 진입한 종합특검…'마지막 한 방' 나올까

관건은 권창영 특검이 공언한 '헤비테일' 전략이 얼마나 묵직한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종합특검은 이날 기준 공식 출범 87일째, 준비 기간(20일)을 포함한 전체 활동 기간은 107일째를 맞았다. 최장 170일 수사의 칠부 능선에 접어든 셈으로, 법조계의 이목은 '최종 성과'에 쏠리고 있다.

수사 칼날은 일단 '윗선'을 겨눈 상태다. 특검팀은 다음 달 4일 범죄단체조직 혐의와 군형법상 반란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다음 달 6일과 13일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군형법상 반란우두머리 혐의 피의자로 출석한다.

'반란죄' 수사는 특검팀이 힘을 주는 핵심 사건 중 하나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공모해 12·3 계엄 당일 군에 병기를 휴대하게 하고, 이들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반란을 일으켰다고 본다. 군형법상 반란죄는 내란죄보다 형이 무겁다. 내란우두머리는 사형 외에도 무기징역·무기금고 처벌이 가능하지만, 반란우두머리는 사형만 규정돼 있다.

특검팀은 1997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내란·반란 사건 판례에서 대법원이 군형법상 반란죄를 '군 지휘계통'과 '국가기관'에 대한 반란으로 구분한 데 착안, 계엄군의 국회 출동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기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이중기소' 여부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김 전 장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은 특검팀의 적용 혐의가 기존 공소사실에 포섭돼 '이중기소'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자칫 법리 싸움에서 밀릴 경우 공소 기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3대 특검의 잔여 의혹을 수사해야 하는 종합특검의 성격상 이중기소(소지는) 숙명적 과제"라고 했다. 다른 변호사는 "종합특검이 예상을 깨고 (이중기소 문제를) 해소한다면 큰 결실은 물론 기존 특검의 재판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권 특검은 지난 21일 담화문을 통해 "먼 훗날 가족이나 지인들이 '내란이나 국정농단에 대해서 무엇을 했느냐'라는 질문을 했을 때 '헌법을 수호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하자"고 특검팀을 독려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