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은우 전 KTV 원장 구속영장 기각…"내란선전죄 다툼 여지"

종합특검, 첫 피의자 신병 확보 실패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선전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5.2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내란선전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구속을 면했다.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내란선전 혐의를 받는 이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내란선전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재판 중 사건 진행 상황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KTV 자막 뉴스에서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한 정치인들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반복 송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종합특검은 뉴스 특보 및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가진 이 전 원장이 이런 행위를 2024년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지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전 원장이 계엄 해제 이후에도 내란 세력을 옹호했다고 판단하고 내란선전죄를 적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종합특검이 출범한지 82일 만의 첫 피의자 신병 확보 시도였다.

형법 90조상 내란 선전·선동죄가 성립하려면 내란을 실행할 목적으로 사전에 선전·선동이 이뤄져야 한다.

법원은 이 전 원장 행위가 계엄 이후에 발생함에 따라 범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전 원장이 방송 자막 삭제와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다고 봤다.

앞서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12월 이 전 원장을 방송 자막을 삭제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음 달 26일 1심 선고 예정이다.

내란선전 혐의에 대해서는 이 전 원장의 범행이 계엄 해제 이후에 발생했고, 과도한 처벌이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 전 원장이 방송 자막 삭제와 관련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음에도 종합특검이 내란선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이중 기소'라는 비판이 나온다.

종합특검은 내란특검의 기소는 계엄 선포 이튿날인 12월 4일 하루의 자막 삭제 지시에 한정됐으며, 이번 구속영장은 열흘간 보도 행위 전반을 포괄하고 있어 동일 사건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권창영 특별검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보호 법익과 행위 태양(범행의 방식·수단 등), 사회적 사실관계를 볼 때 별개 사건이기 때문에 이중 기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