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내일 항소심 선고…국헌문란 목적 쟁점

1심, 징역 7년 선고…특검 징역 15년 구형
2심 징역 15년 한덕수 이어 감형될지 주목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2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항소심 결과가 12일 나온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는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와 관련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인정 여부와 위증 혐의 인정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보다 감형된 형량을 선고 받아 이 전 장관에 대한 양형 판단도 주목된다.

단전·단수 지시 여부 등도 쟁점…李 "엄격하게 심사해야"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2일 오후 3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인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허석곤 전 소방청장 등에게 전화해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의혹도 있다.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불법·위헌적인 계엄 선포를 저지하지 않고 가담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 계획,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와 관련한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을 인정하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다만 소방청 간부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건을 전달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장관 측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12·3 비상계엄 관련 국헌문란의 목적을 인식할 수 없었고,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의 변호인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직위에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질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없다"며 "당시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하다고 인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방청에 단수·단수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에 대해선 "허 전 소방청장이 특검의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기소를 피하기 위해 진술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직접 "원심은 엄격한 증거에 의해 판단하기보다는 특검의 상상과 추측에 근거한 일방적 주장에 무게를 둬서 아쉽다"며 "국헌문란의 목적에 대해선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지시 혐의에 대해 "원심은 이 전 장관이 수행한 임무가 소방청장에게 건 전화 한 통뿐이라며 유리한 양형 이유로 삼았다"며 "임무 수행이 전화 한 통으로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에게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가 2심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고 봤다. 아울러 이 전 장관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되는지도 살펴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첫 공판에서 "내란죄는 기본적으로 집합범이고 이론적으로 형법상 공범 규정 적용 여지도 없다"며 "가담한 사람들 사이에 공동정범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의문이 드는데, 범죄사실에는 '공모해'가 들어가 있어 검토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입장"이라고도 언급했다.

1심에서 유죄로 본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건을 전달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에 대한 판단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은 시간대별 (주요 기관) 봉쇄 계획 문건을 받고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상황이었고, 어떤 일을 추가로 하는지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전 장관은 문건을 못 봤다고 하는 것과 달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기억에 없다'며 유보적 증언을 하고 있어 진술 자체로도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다른 항소심 내란재판부서 감형…특검, 징역 15년 구형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2024.2.23 ⓒ 뉴스1 허경 기자

양형에 대한 판단도 눈길이 쏠린다.

앞서 1심에서 이 전 장관은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23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형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국무위원이던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이 일치했으나 형량이 3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이 전 장관에 대해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명백히 인식했음에도 헌정 파괴 범죄에 가담해 중요 임무종사로 나아간 점, 특정 언론사의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나아가 계엄에 비판적인 언론사를 봉쇄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 한 점, 죄책을 숨기고 위증죄를 추가로 범한 점,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점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7일 한 전 총리는 1심보다 8년 감형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의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서울고법의 다른 내란전담재판부다.

이에 따라 이 전 장관에 대해서도 한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일부 감형될지 주목된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