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담합 의혹' 대상 대표 구속영장 또 기각…法 "소명 부족"

"추가 자료 종합해도 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방어권 보장해야"
검찰, 열흘 만 구속영장 재청구도 기각…수사 동력 약화하나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임 모 대상 대표가 14일 서울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4.14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의혹을 받는 식품기업 대상의 대표이사가 14일 검찰의 영장 재청구에도 구속을 면했다.

이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 모 대상 대표이사에 대한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임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부장판사는 "종전 구속영장 청구 기각 결정 후 추가로 수집, 제출된 자료를 종합해 봐도 피의자를 구속할 정도로 범죄 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가 혐의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국내 주요 전분당 업체들과 전분당 및 수 부산물 판매 단가를 사전에 합의하고, OB맥주·서울우유 등 대형 실수요처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법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인데 심경이 어떤가', '담합 혐의 인정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대상·사조 CPK·삼양·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8년에 걸쳐 10조 원대 가격 담합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국내 전분당 시장 1·2위인 대상과 사조CPK가 가격 담합을 주도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7일 임 대표와 이 모 사조CPK 대표, 김 모 대상 사업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31일 김 사업본부장에 대해서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임 대표는 담합 가담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유로, 이 대표는 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가 낮다고 보고 각각 기각했다.

검찰이 열흘간 임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음에도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검찰의 수사 동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