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펌프장 참사 유족, 서울시·양천구 상대 손배소 패소

법원 "핵심 원인은 현대건설의 작업자 투입…지방정부 과실 없어"

중부지방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린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2019.7.31 ⓒ 뉴스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목동 빗물 펌프장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이 지방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최누림)는 유가족 4명이 서울시와 양천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9년 7월 31일 양천구 목동 신월 빗물펌프장 공사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 3명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수문이 자동 개방되면서 빗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사고 당시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며 많은 비가 왔음에도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점검을 위해 터널에 들어갔고, 이후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 1명이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사망한 3명의 인부 중 한국인 노동자 2명의 유가족은 서울시와 양천구가 총 위자료 12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시설의 설치·관리상 하자가 존재했다거나 공무원의 직무 집행상 위법행위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고의 핵심적·직접적 원인은 빗물펌프장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사전에 여러 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작업자를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서 협력업체 A 건설이 사전에 망인 등의 작업 여부나 작업 장소 등을 현대건설에 고지하지 않았던 것 역시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들이 주장하는 서울시와 양천구의 설치·관리상 하자 또는 소속 공무원의 과실 등이 인정되더라도,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쉽사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설령 서울시와 양천구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유족들이 현대건설로부터 민·형사상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합의금을 지급받아 손해배상 채무가 소멸했다고 봤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