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무인기' 민간인들, 尹 "드론부대 창설 앞당겨라" 직후 사업 구상
대통령실·통일부 근무…5600억 사업 발표되자 무인기 논의
폐업 위기에 '무인기 침투' 계획…검찰 "군사적 위험 초래"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으로 기소된 30대 대학원생 등 민간인 3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드론부대 창설' 지시가 나온 직후 무인기 제조·판매 사업을 구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방부가 무인기 감시체계 고도화 사업에 5000억 원대 예산 투자를 계획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 사업 수주를 노렸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뉴스1이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일반이적·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대학원생 오 모 씨(구속)와 무인기 제작·판매 업체 대표 장 모 씨, 대북전문이사 김 모 씨가 사업 논의를 시작한 시점은 2022년 12월 전후다.
공교롭게도 국방부는 같은 해 12월28일 '2023~2027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국무회의에서 '드론부대 창설을 앞당기라'고 지시한 직후 나온 계획으로, 드론부대 조기 창설 등 대북 무인기 대응 전력 확보에 5년간 5600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가 드론부대 창설을 서둘렀던 배경엔 '북한 무인기 도발 사건' 이 있었다. 북한은 2022년 12월 26~28일 군용 무인기 5대를 우리 영공으로 침투시켜 수도권 일대를 비행했다. 특히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접근했지만 군은 격추·추격에 실패하면서 '안보 실패론'이 확산했던 시기다.
당시 오 씨와 장 씨는 윤석열 용산 대통령실 산하 대변인실 계약직으로, 김 씨는 통일부 산하 A협회에서 북한 관련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하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와 대북 현안을 꿰고 있었던 셈인데, 마침 오 씨와 장 씨의 전공도 기계항공우주공학과 우주항공시스템공학이었다. 수천억 원 규모의 정부 무인기 사업이 추진되자, 이를 노린 '돈벌이 계획'을 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오 씨 등은 국방부가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2023년 9월에 맞춰 무인기 제작·판매 업체를 설립했지만, 매출 부진 등 사업이 잘 돌아가지 않아 이듬해인 2024년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
급기야 모교 창업지원단 재심사까지 탈락하자,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보자는 계획을 짰다. 남·북한 방공망에 탐지되지 않으면서 10㎞ 이상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를 제작해 시장성을 증명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었다.
오 씨 등은 스티로폼 재질로 무인기를 만든 뒤 지난해 6월 경기도 여주시에서 시험비행을 진행하고, 동시에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과 인접한 인천 강화군에서 무인기 이륙 장소를 답사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결국 오 씨 등은 지난해 9월27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군의 방공망 감시를 피해 4차례에 걸쳐 민간 무인기를 북한 개성과 파주 일대로 날려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날렸던 무인기는 다시 복귀하지 못하고 개성 일대에 추락했다.
북한은 무인기 기체와 SD카드를 수거·분석한 뒤 올해 1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한국호전광들의 광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공개 성명을 발표, 군사 긴장감이 고조됐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사건 무인기의 MDL 무단 통과 비행으로 인하여 북한에 군사적 도발의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북한의 무력도발에 직면할 가능성을 크게 증대시켰다"며 "접전지역 교전 등 무력 충돌 내지 국지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군사적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