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손 들어준 법원…"학평 응시 배제는 차별"

학교 밖 청소년, 교육당국 상대 응시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승소
"학업 성취도 자료 제공받을 필요성, 재학생과 동일하게 인정"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학교 밖 청소년들의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응시를 막은 교육 당국의 처분이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26일 학교 밖 청소년 2명이 서울·경기교육감과 부산교육청학력개발원장,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상대로 낸 응시 신청 거부 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중·고등학교 재학 중 자퇴한 원고들은 지난해 3월 학평 응시 신청서를 냈지만, 서울시 교육감 등은 '학평은 고등학교 재학생 중 희망 학교·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고등학교 재학생이 아닌 자들의 응시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했다.

법원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학평 응시 신청을 거부한 통보는 공익상 필요가 원고들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학교 밖 청소년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학평 응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정규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있으나, 검정고시에 응시·합격해 대학 입학을 준비할 수 있다"며 "학평 응시 경험을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적응력을 제고하고, 진로 계획 수립을 위해 학업 성취도에 관한 자료를 제공받을 필요성은 동일하게 인정된다"고 했다.

서울시 교육감 등은 학평의 주된 목적이 수능 대비가 아니라 공교육 내부의 평가 역량 강화라고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학교 밖 청소년에게 그 응시 기회를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위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적절한 방법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소송에 관한 원고들의 법률상 이익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2025학년도 학평이 종료됐지만 원고들은 2026년에도 학평에 응시하기 위해 다시 응시 신청을 해야 하고 유사한 사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성, 법률문제의 해명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원고들이 '2025학년도 학평 시행 기본계획 중 시행 대상을 고등학교 1~3학년 재학생으로 정한 부분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한 부분에 대해선 대외적 효력을 갖는 처분이 아닌 교육기관 내부 방침에 불과하다며 각하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 역시 해당 처분의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