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통보 후 4분 만에 "채용 취소합니다"…법원 "부당해고"

"구체적인 사유 밝히지 않고 일방적 문자…서면 통지 없어 부당"

[자료] 서울행정법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합격 통보 후 4분 만에 일방적인 문자 메시지로 채용을 취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핀테크 스타트업인 A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 채용취소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회사는 2024년 6월 3일 오전 11시 56분 B 씨에게 채용 합격을 통보한 후 오후 12시에 "채용을 취소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4분 만에 문자 메시지로 채용을 취소한 것이다.

B 씨는 "채용취소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을 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A 회사는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으로 사용자로서 당사자적격이 있고 △B 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지만 채용취소 당시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점을 들어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A 회사는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서울행정법원에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 회사 측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이 아니고, 전문경영인으로 채용 통보를 받은 B 씨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회사 측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회사와 자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5명 이상이 되는데, 이들을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중요 의사결정에 관한 폭넓은 업무처리 권한을 부여받거나 일반 직원들과 다른 차별화된 처우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비교적 고액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처럼 채용 절차를 거쳐 B 씨에게 합격 또는 채용내정 통지를 하면서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했으므로, 채용취소를 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채용을 취소한다는 문자 메시지만 발송했을 뿐, 채용취소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