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청탁 32억 사기' 엘시티 회장 아들, 첫 재판서 혐의 부인

"공범이 실제 대관 작업했다 생각…사기 고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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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사건 청탁 명목으로 32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회장은 부산 '엘시티(LCT)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모 씨(52)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씨 측은 이날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가 공범 김 모 씨와 함께 30억 원을 편취했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김 씨가 실제로 대관 작업을 했다고 생각해 피해자와 비용을 같이 모아서 김 씨에게 전달했고 그 자금은 모두 김 씨가 사용했다"며 "피고인에게는 기망행위나 사기의 고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씨가 단독으로 받은 2억 원에 대해서는 "판사 청탁 명목이 아니라 변호사 추가 선임 의사로 받은 것"이라며 "변호사를 물색하고 노력했지만, 사정이 있어 선임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충분한 자산이 있고 변제 능력과 의사가 있었다"며 사기의 고의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공범 김 씨의 변호인도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록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달 30일 2차 변론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4월 암호화폐 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피해자 A 씨에게 사건 청탁을 목적으로 약 3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판사와 같은 고등학교 동창에게 청탁해야 한다며 2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코인 발행 관련 가처분 소송 1심에서 패소한 A 씨에게 이 씨가 이 회장 아들임을 언급하며 '대법관을 통해 항고심 판사에게 청탁하면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는 등의 취지로 말해 A 씨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씨는 2020년 자신이 이 회장의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엘시티에 대한 독점적 분양 대행권을 부여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약 32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씨의 아버지 이 회장 엘시티 시행사를 운영하면서 정·관계 유력인사들에 금품 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을 살고 지난 2022년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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