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부토건 부회장 도피 조력' 코스닥 상장사 회장 보석 불허

"50일 도피 중 도운 건 3박 4일뿐" 호소했지만 기각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모습.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했다 구속된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도피 행각을 도운 혐의를 받는 코스닥 상장사 회장 이 모 씨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전날(3일) 범인 은닉·범인 도피 혐의를 받는 이 씨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보석은 구속된 피고인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보증인을 세워 거주지와 사건 관련인 접촉 제한 등 일정한 조건을 걸고 풀어주는 제도다.

앞서 이 씨 측은 지난달 21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같은 달 29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이 씨 측은 "별도 사건으로 보석됐음에도 범행에 이른 점을 반성·후회한다"면서도 "이 전 부회장은 영장 심사 불출석 이후 50일간 도망갔는데 이 씨가 도운 것은 3박 4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씨는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해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방어권 행사를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씨는 "경솔한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가 앞서 기소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밀항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씨는 "밀항 시도를 하다 잡혀 남부구치소에서 6개월을 살고 나와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변호사를 빌려주는 과정이었지 이 전 부회장이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고 도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특검팀은 "이 씨는 여전히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증거인멸의 동기가 있다"며 "또 지속해서 수사 과정에서 공범들에게 진술을 압박하고 회유한 정황이 있고, 이 전 부회장과 연락해 진술을 담합할 우려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별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보석돼 재판받는 상황에서 이 전 부회장을 도주시켰고, 해당 사건에서 도주하려 한 적이 있다"면서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이 씨와 공범 6명은 지난해 7월 16일부터 두 달여간 이 전 부회장을 서울과 경기·전남·경상도 일대 펜션, 오피스텔, 사무실 등으로 이동시키며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찰의 위치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이 전 부회장이 사용한 데이터에그를 받아 보관하거나, 이 전 부회장과 함께 대포폰을 나눠 가져 별도의 비밀 연락망을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전 부회장에게 자신들 명의의 쿠팡 계정을 제공하고 금액을 충전해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대리 처방받은 약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도피를 도운 혐의도 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