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노상원 수첩' 변경 공소장 적시

尹, 비상계엄 모의 시기 2024년 3월→2023년 10월
법원, 공소장 변경 허가…尹 측 "사실 맞지 않아 재판 다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결심 공판이 9일 열린 가운데,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요청해 법원이 허가 결정한 변경 공소장엔 이른바 '노상원 수첩'이 대거 인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상원 수첩에 근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비상계엄을 모의한 시기 역시 기존 2024년 3월 말~4월 초에서 2023년 10월로 앞당긴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1'이 확보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노 전 정보 사령관과 비상계엄을 논의했다.

이중 노 전 사령관은 2023년 10월 단행된 군 인사를 앞두고 방첩 사령관, 육군참모총장, 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인사방안과 비상계엄 때 진압군이 될 수 있는 9사단과 30사단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수첩에 '여인형→소형기, 박안수→김흥준, 손식, 강은 차후, 역행사대비 민주당 쪽 9사단 30사'라고 기재했다.

실제 수첩에 명시된 이들 중 일부가 승진 보직됐다. 노 전 사령관은 수첩 첫 부분엔 '시기 총선 전, 총선 후'를 시작으로 '차기 대선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 행사 후 국회, 정치개혁, 민심 관리 1년 정도, 헌법개정, 집권하는 방안, 후계자는?' 등의 문구도 적었다.

또 마지막 부분엔 '좌파 놈들을 분쇄하는 방안, 민주당 송영길, 서영교, 윤건영, 윤미향, 유시민, 김민석'이라고 기재했다. 비상계엄 실행 전 준비 계획과 실행 후 조치 사항을 정리하는 등 정치적 반대 세력 내지 좌파 세력을 붕괴시킨다는 인식 아래 계엄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여러 모임을 통해 당시 우호적이지 않던 정치 상황을 종북좌파 등에 의한 국가적 위기 상황인 것처럼 표현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군 병력의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등 비상계엄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뿐 아니라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도 공소장에 적시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 2024년 11월 5일 자신의 휴대전화에 '적 행동이 먼저임, 전시 또는 경찰력으로 통제 불가 상황이 와야 함, 적은 매우 수세적임, 끝으로 치닫고 있음,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임, 적의 여건을 조성하고' 등의 내용과 함께 '군사적 태세, 공세적 조치 + 자위권적 응징 태세' 라는 내용을 기재하는 등 비상계엄 선포 요건에 해당하는 군사적 사태 내지 상황을 유인하는 취지의 내용을 정리했다.

이러한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법원이 허가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은 일제히 특검팀의 신청이 공소장 변경 한계를 넘었고, 공소장이 변경될 경우 방어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소장 변경이 허가된다면 처음부터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주된 취지는 결국 공소사실을 다투는 것으로 보인다"며 "허가 여부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라 법원이 검사 주장이 맞는지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특검 측 요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 오전 9시 20분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을 진행 중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도 함께 재판받고 있다.

이날 오전 시작된 결심공판은 서증조사가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10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증조사를 마친 뒤에는 특검팀의 최종의견·구형, 변호인의 최종 변론, 각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