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건희특검 첫 출석…尹측 "로저비비에 등 전혀 인지 못해"(종합)

매관매직 관련 "청탁 들은 바 없어"…공천개입 의혹 '부인'
김건희특검, 처음이자 마지막 소환조사…조사 분량 방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20일 김건희 여사의 귀금품 수수 사실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가 건넨 로저비비에 손가방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성근 초대 국무총리 비서실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김 여사와 협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협의 같은 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도 거기(임명 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며 "청탁 자체를 들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강서구청장 등 윤 전 대통령 녹취록에서 공개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가 들어가 봐야 아는데 일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정 후보를 미는 그런 발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냐'는 추가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과 싱가포르 국빈 방문과 라오스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4.10.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일정보다 50분 일찍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날 조사는 김건희 특검팀에서 받는 처음이자 마지막 조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인은 취재진이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특검 소환조사를) 거부하다 응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어야 되기 때문에 (조사받으러) 왔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공천 개입·매관매직 등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간 특검팀의 강제 구인 시도에 불응하던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수사 기한이 이달 28일 만료돼 이번 조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전반에 공범으로 지목된 만큼 이번 조사의 분량은 방대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직접 변론할지도 주목된다. 대체로 혐의에 대해 부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천 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2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난해 총선 등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제공하고 공천을 청탁하고 국가정보원장 법률특보직 취업에 도움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건을 비롯해 강서구청장, 포항시장 등 공천과 관련해서도 윤 전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에 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연루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김 여사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고가 귀금속을 받고 이 회장의 맏사위인 박 전 비서실장에게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한 이 전 위원장의 금거북이, 로봇개 사업 청탁 명목의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 김 의원 배우자 이 모 씨가 남편의 당대표 당선 축하를 기념해 선물한 로저비비에 손가방 등을 수수한 의혹도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보고 해당 청탁을 직접 실현시켜줬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적용되는 혐의와 처벌 수위는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조사 다음 날인 21일 오전 10시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해 공천 개입 의혹을 조사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였던 2022년 윤 전 대통령과 지방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고 명 씨와도 접촉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