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청구되자 잠적한 '27억 먹튀' 車딜러 3개월 만에 검거
대포폰·대포차 동원해 '잠적'…검찰, 조력자 통화내역 추적해 은신처 특정
피해자 12명 진술·녹취·문자 확보…일부 혐의 불기소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검찰이 12명의 자동차 구매 고객 등에게서 총 27억 원을 가로챈 뒤 도주한 자동차 딜러를 약 3개월간 추적해 검거·구속 기소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7일 업무상횡령·특정경제범죄법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자동차 딜러 A 씨(41)를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차량 판매·구매대행·차용금 명목 등을 내세워 피해자 12명으로부터 총 150회에 걸쳐 27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2023년 7월에는 리스 승계 과정에서 양수인에게 받은 5000만 원을 임의로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부터 올해까지 8명에게 8억1600여만 원, 차용금 명목으로 3명에게 18억 원 이상을 가로챈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로부터 불구속 송치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A 씨의 도주 및 재범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 7월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뒤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대포폰 2대와 대포 차량을 이용하며 도피를 이어갔다. 검찰이 A 씨의 실사용 번호를 특정하자 그는 이를 다음날 즉시 해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개월의 도주 행각 끝에 검찰은 조력자의 통화내역에서 단서를 확보해 A 씨의 은신처를 특정하고 잠복수사를 통해 지난달 22일 검거했다.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A 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도 피해자 12명 전원의 진술을 확보하고, 대화 녹취·문자메시지 등 핵심 증거도 수집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자동차양도증명서 위조 혐의는 의뢰인의 위임 사실이 확인돼 범죄사실에서 제외하고 일부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수사기법을 동원한 끈질긴 추적 끝에 피고인을 검거함으로써 형사절차의 지연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한 적극적인 수사로 실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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