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김건희 샤넬백·구두 실물 공개…재판부 "사용한 흔적 있다"

가방 3개·구두 1켤레·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증거물로
부장판사가 사진 촬영하며 검증…김건희, 법대 응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명품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처음으로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공판기일을 열고 증거물 검증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과 변호인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대에서 흰색·검은색·노란색의 샤넬 가방 3개, 샤넬 구두 한 켤레,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약 5분간 일일이 확인했다.

재판부는 흰색 면장갑을 낀 채 가방 내부를 열어 사용 흔적을 살폈다. 우인성 부장판사는 가방을 돌려가며 휴대전화로 직접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라프 목걸이 역시 케이스를 열어 실물 사진을 남겼다.

재판부는 검증을 마친 후 "흰색 가방은 바깥 버클에 비닐이 없고 약간 긁힌 것 같은 사용감이 있다. 내부 버클과 지퍼에는 비닐이 그대로 있고, 모양 잡는 천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구두 바닥에는 사용감이 있었다. 목걸이는 고정된 상태는 아니었고, 사용감 여부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했다"고 밝혔다.

검정 코트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를 쓴 김 여사는 피고인석에 앉아 법대를 바라보며 변호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재판 종료 후에 몸을 가누지 못해 유정화 변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을 나섰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전 씨는 "김 여사에게 그라프 목걸이를 줬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한다"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 5일 김 여사는 전 씨로부터 두 차례 샤넬 가방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사실은 부인했다. 그러면서 "선물들은 사용한 바 없이 이미 과거에 전 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은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히면서 무산됐다. 윤 전 본부장의 부인 이 모 씨는 두 번 연속으로 증인 신문에 출석하지 않아 재판부가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하고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