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팀 "남욱 거짓 주장 대응 보고했지만 대검이 불허"
"내부 게시판 통해 설명하는 상황 안타까워"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남욱 변호사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협박이 있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데 대해 담당 수사팀이 대검찰청에 '거짓 증언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했으나 대검이 이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장동 사건을 담당했던 홍상철 군산지청 형사1부장검사는 1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서 "최근 남 변호사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사실과 다른 잘못된 증언을 하는 것을 알고 있던 수사팀은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중앙지검도 동의해 수사팀 검사가 직접 증인신문에서 남 변호사의 잘못된 증언에 즉각 대응하고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은 이를 불허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지난 금요일 재판에서도 수사팀 검사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 과정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증언을 했다"며 "검사가 막상 재판에서는 대응하지 못하고 내부 게시판을 통해 설명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남 변호사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비리 및 성남FC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가 검사들한테 '배를 가르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으니, 네가 선택하라'고 했다"며 "이런 말까지 들으면 검사의 수사 방향을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를 협박한 당사자로 지목된 정일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장검사는 이날 내부망을 통해 "남 변호사의 발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수사 과정에서 남 변호사나 그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 부장검사는 중앙지검 반부패1부 부부장검사로 재직하며 대장동 사건을 맡았다. 그는 논란이 된 발언이 '병을 고치는 의사의 치료 과정'에 조사 과정을 비유한 내용이었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남 변호사를 설득하려는 의도였을 뿐, 압력을 행사하려는 취지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지난 7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해 "그날 오후 남 변호사가 '검사가 배를 가른다'고 했다는 상당히 충격적인 증언을 했는데 사건이 계속되면 오히려 더 정치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