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장관, '61년 만에 무죄' 최말자 씨 면담

"검찰 무죄 구형, 적극 항소 포기 올바른 결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최말자 씨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최 씨는 성폭행에 저항하다 억울하게 유죄를 받고 61년 만인 올해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2025.11.10 (법무부 제공)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성폭행에 저항하다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지 61년 만에 재심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최말자 씨(46)를 직접 만나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정 장관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최 씨와 면담을 통해 "수십 년이 지난 상황에서 재심절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잘못으로 국민에게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씨는 "생전에 반드시 한을 풀고 싶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며 "앞으로 법무부가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 보다 힘쓰면서 정의를 바로 세워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씨는 18세였던 1964년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는 상대의 혀를 깨물어 상처를 입혔다는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듬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올해 열린 재심에서 검찰은 최 씨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함을 인정해 무죄를 구형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9월 10일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의 항소 포기로 판결이 확정됐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겪으셨음에도 본인의 억울함을 바로잡아야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싸워온 최 씨의 용기와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씨가 보여준 용기는 여성 인권은 물론, 대한민국 법치 수준과 인권 의식을 한단계 성숙시키는 밀알이 될 것"이라며 "그간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오던 무오류 신화에서 벗어난 검찰의 무죄 구형과 적극적인 항소 포기도 올바른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