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수신업체 투자하고 받은 원금·배당금…대법 "부당이득 아니다"
경영자가 유사수신 유죄…회생 관리인 "수익 돌려줘" 소송
1·2심 원고 패소…대법 "업체·투자자 계약 유효" 상고 기각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투자자가 유사수신업체에 투자하고 받은 원금과 배당금은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 사의 회생절차 관리인이 B 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부실채권 관리·매입 사업을 하는 A 사는 2018년 6월 B 씨와 투자계약을 하고 B 씨로부터 3000만 원을 투자받은 뒤 2019년 7월까지 투자 원금 및 배당금으로 3580만 2000 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A 사의 경영자인 C 씨와 D 씨가 유사수신 행위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고 A 사는 2021년 8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A 사의 회생절차 관리인은 A 사와 B 씨가 맺은 계약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해 무효이며 B 씨가 받은 돈은 부당이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유사수신행위법은 은행법·저축은행법에 따라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출자금 전액이나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해 출자금을 받는 등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유사수신행위법은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자를 처벌할 뿐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는 것이다.
유사수신행위의 결과에 의한 재화나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입법 목적이 아니고 유사수신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해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판단이다.
대법원도 "유사수신행위법 3조는 효력규정 또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불과하므로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이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법상 효력을 가진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효력규정 또는 강행규정은 법률효과가 무효가 되고 단속규정은 법률효과가 유효가 된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효력규정 또는 강행규정으로 보고 이를 위반한 법률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선의의 거래 상대방을 오히려 불리하게 해 '선량한 거래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 반할 수 있고 계약의 유효성을 신뢰한 상대방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짚었다.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이 무효이면 계약 상대방은 유사수신행위자에게 계약 이행을 요구하거나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계약 내용에 따라 받은 금원을 유사수신행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사수신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는 사정은 유사수신행위의 반사회성, 반도덕성 판단에 관한 하나의 고려 요소가 될 수는 있다"면서도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은 '인가·허가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행위는 사기 범행과 더불어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기 범행 역시 형사처벌 대상으로 유사수신행위법 위반행위보다 징역형 부분 법정형이 더 높은데도 사기 범행으로 체결된 계약은 무효가 아닌 취소 대상일 뿐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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