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무효 됐으니 이력 지워 달라" 헌소 냈지만…헌재 "기록 보존 필요"
기록 재작성 신청 사유로 '범죄행위'만 규정…헌재 "합헌"
- 황두현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혼인 무효 기록을 삭제하는 사유로 범죄행위만을 규정한 현행 법률 지침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다. 기록 보존의 공익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에 관한 사무처리 지침의 혼인 무효 부분 중 2조1호의 심판청구를 지난 25일 기각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이 아닌 재작성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또는 제삼자의 범죄행위가 있었다는 서면을 제출해야 한다.
A씨는 2019년 4월 혼인신고를 했으나 같은 해 12월 판결로 혼인무효가 확정됐다. 이후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은 A씨는 증명서에 과거 혼인 기록에 선이 그어지고 정정 사유가 표시된 사실을 알게 됐다.
현행법상 혼인무효 사유가 가족 관련 범죄가 아닐 경우 '삭제'가 아닌 '정정'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에 관한 정보의 공개 범위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근거로 현행법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헌재는 "재작성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혼인무효로 정정된 등록부를 보존하고 재작성을 제한하는 것은 신분관계 이력을 공시해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려는 가족관계 등록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혼인은 당사자뿐 아니라 제삼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문제가 되므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공적 증명이 필요할 수 있다"며 "과거 형식적으로 성립했으나 무효가 된 혼인에 관한 등록부의 기록 보존은 원칙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관계등록부는) 개인정보를 새로 수집·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법령에 따른 청구 등이 없는 한 공개되지 않으므로 불이익이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반면 가족관계 변동에 관한 진실성을 담보하는 공익은 훨씬 중대해 법익 균형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심판 청구 대상이 된 조항을 두고는 "당초 혼인 사항이 기재된 데 귀책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데다 오히려 피해자 지위에 있는 사람의 개인정보 내지 사생활 비밀 보호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에 재작성 신청권을 인정한 것"이라며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혼인무효로 정정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재작성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첫 판단이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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