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누명' 윤성여씨, 18억 국가배상 판결…25억 형사보상금 별도

법원 "경찰수사·국과수감정 위법"…형제자매 3명에도 1억씩
윤씨 "오랜 격리로 세상 적응 힘들어…돌아가신 母 보고싶어"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준성 김근욱 기자 =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김경수)는 윤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34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윤씨에게 18억6000여만원, 윤씨의 형제자매 3명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헀다.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 체포, 가혹 행위, 수사의 위법성과 국과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은 인정하지만 검찰 수사의 위법성은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피고가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위법성을 인정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위자료는 기한과 피해 내용을 종합해 40억원으로 산정했다"면서 "이미 원고가 받은 형사 보상금이 25억원 넘어 그걸 공제하면 위자료는 18억원이 좀 더 남는다"고 밝혔다.

윤씨는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긴 세월 거기(교도소) 있다 보니 이런 날이 올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현명하게 판단한 사법부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오랜 세월 격리됐다가 세상에 나오니 적응하기 힘들었다"면서 "(출소한 지) 십여년이 흘렀어도 세상 사는 게 좀 힘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금 누가 가장 생각나냐"는 질문에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신 어머님이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는 경기 화성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사건이 계속되던 1988년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경찰은 당시 범행 수법이 이전 화성 사건들과 다른 점,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윤씨의 것과 일치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강압 수사로 인해 결국 범행을 허위 자백했다.

윤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며 무기수로 복역하다 20년형으로 감형돼 2009년 8월 청주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이후 진범 이춘재가 2019년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화성 사건 10건과 다른 살인 사건 4건을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에 윤씨는 2019년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20년 12월 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