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근로감독관 조사하는 법령위반 고소장 대리 작성 "변호사법 위반"

1·2심 "산안법, 노동관련 법령 속해"…변호사법 위반 무죄
대법 "노무사 상담 범위 아냐…수사절차 개시하면 형사절차"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 노동 관련 법령 위반 행위를 수사하는 사안에 대해 공인노무사가 법률 상담을 하거나 의뢰인의 고소장을 대리 작성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노무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노무법인 소속 공인노무사들과 2007~2013년 산업재해, 임금체불 등의 노동관련 사건 75건을 의뢰받았다.

A씨 등은 참고인진술조서 예시문이나 산업안전보건법 형사사건처리 절차 등을 근거로 의뢰인에게 법률 상담을 해 주거나 의견서를 작성해 주고 총 21억원 가량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A씨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률상담을 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공인노무사법 시행령에 따른 노동관계 법령에 속하기 때문에 노무사의 직무 범위에 포함된다는 취지였다.

A씨는 2008~2009년 의뢰인의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위반 고소장·의견서 등을 대리 작성해 노동청에 제출하고 그 대가로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1·2심은 이 역시 외견상 변호사법에 따른 문서 작성 행위처럼 보이더라도 노무사의 직무 범위에 해당한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의 법률상담이나 고소장 작성행위가 노무사의 직무를 명백히 넘어선 것으로 보고 두 사건 모두 파기환송 했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대한 수사절차를 개시한 이후라면 그 단계에서의 의견진술은 근거에 따라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의견진술의 대리·대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이 피고인진술조서 예시문, 특별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수사결과보고서,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기초로 수사진행과정을 알아내 의뢰인에게 알려주거나, 수사 과정에서 진술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등 산업안전보건법 내지 근로기준법에 관한 내용을 벗어난 부분까지 상담했다면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의뢰인의 고소장을 작성하거나 관련해 상담을 한 행위 역시 노무사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에게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 법령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라도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가 포함된 고소·고발은 형사소송법, 사법경찰직무법 등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공인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관계 기관 신고 대리·대행 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고소·고발장의 작성을 위한 법률상담도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상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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