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의혹 수사, 속도내는 검·경…의혹 실체 밝혀낼까
檢, 출국금지·압수수색·소환조사…경찰도 수사 착수
사업자 선정 등 위법성 파악 관건…늑장수사 비판도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대상으로 검찰과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대통령 선거를 약 6개월 앞둔 가운데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와 야당 의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정국을 뒤흔들 '게이트'로 번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檢, 출국금지·압수수색·소환조사…경찰도 수사 착수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는 이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성남시)와 남욱 변호사 사무실(서울 청담동),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시), 유원홀딩스(성남시)를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27일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기획본부장을 지냈던 유동규씨 등 핵심 관련자들을 출국금지했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이자 남 변호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와 경제범죄형사부를 합쳐 김태훈 4차장검사를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전국청에서 파견받은 검사 3명을 합쳐 총 16명 규모로 알려졌는데, 대검 회계분석수사관 등 수사관들까지 합치면 수사 인원은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범죄형사부엔 이재명 지사의 배임사건을 비롯해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던 권순일 전 대법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후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사건이 걸려있다. 공공수사2부는 이 지사 측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곽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내사(입건 전 조사)를 벌였던 경찰 역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송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경기남부청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고석길 총경)을 팀장으로 한 전담수사팀을 꾸려 FIU 첩보 건과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수수 의혹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사업자 선정·수익 분배 구조 설계 등 파악…고문단 역할도 주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전직 언론인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 및 그 관계사가 얻은 수익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데서 비롯됐다.
신생 회사인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과정, 성남의뜰 주주 구성, 성남시 직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천대유가 고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배당구조를 설계한 배경 및 위법성을 밝혀내는 게 관건이다.
때문에 검찰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유 전 본부장이 공모해 화천대유에 특혜를 주고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재산적 손해를 입혔을 것이라는 배임혐의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장동 개발 '설계자'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법조계-성남도시개발공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남 변호사, 윤 전 본부장이 경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원홀딩스 대표이자 남 변호사의 후배인 정모 변호사는 수사의 칼날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경찰 수사를 통해 화천대유·천화동인에서 회사 자금을 사업 인허가 대가나 로비 자금으로 건넸는지, 일부 자금을 빼돌렸는지 여부가 밝혀질지도 관심사다.
화천대유의 법률고문단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검사장, 이경재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들 및 곽 의원 등이 화천대유 사업에 도움을 주고 대가를 받았는지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한 후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고,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게 뇌물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고발장 접수 후에야 '본류' 수사 착수…'늑장수사' 비판도
다만 대장동 개발사업 자체가 시작된지 많은 시간이 흐른데다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된 뒤에야 검찰과 경찰 모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터라 '늑장수사' 비판은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관련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입을 맞췄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번 의혹의 핵심인물인 남 변호사가 미국으로 잠적해 수사가 제대로 진척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지사 측이 야당 관계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허위사실유포 사건만 수사하다 특혜 의혹 본류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후에서야 전담팀을 꾸리며 적극적인 수사에 임했다. 경찰도 지난 4월 첩보를 입수한 후 줄곧 내사만 벌이다 의혹이 확산되자 수사로 전환하며 '눈치보기' 논란이 일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검찰과장을 지낸 김태훈 4차장검사와 박 장관의 고교 동문인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친정부 인사로 거론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처럼 '용두사미' 수사로 끝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수사의 주축을 담당하는 경제범죄형사부 소속 김영준 부부장검사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사위이자 2019년 당시 조국 법무장관 청문회준비단 신상팀 소속이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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