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무원 재직중·퇴직후 범죄 경합으로 금고 이상 선고면 연금 감액"

2심 "재직 중 기소됐으면 금고형 이하일 것" 원고 승소→대법은 파기

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와 퇴직 후 저지른 범죄가 경합돼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았다면 공무원연금법상 감액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김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급여 환수 및 제한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김씨는 1978년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돼 2014년 6월 퇴직해 퇴직수당 6800여만원을 받고 월 264만원의 퇴직연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2016년 김씨는 부인을 세 차례 폭행해 골절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중 1건은 김씨가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던 2011년 저지른 범행이었다. 김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2016년 7월 확정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김씨가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김씨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과 퇴직연금 절반의 합계인 총 7490여만원을 환수하고 앞으로 지급할 퇴직연금도 반으로 감액하겠다고 통보했다. 김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재직 중 범죄사실이 포함돼 있기는 하나 3가지 중 한가지에 불과한데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재직중 기소됐더라도 기소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것"이라며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공무원이 재직 중 범한 죄와 퇴직 후 죄가 경합범으로 함께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공무원연금법상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직 중의 범죄만으로 재판을 받았을 경우의 형량을 예측해 퇴직급여제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김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다만 "김씨의 죄에 경찰공무원 직무수행과의 관련성이 없고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했다"며 "김씨의 건강이 좋지 않고 연금 외 다른 수입원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지금된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을 환수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 위법하다"면서 7490여만원의 환수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앞으로 지급된 연금 감액을 취소해달라는 부분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재직 중의 사유만으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공무원이었던 사람의 재직 중 범죄와 퇴직 후 범죄가 경합범으로 함께 기소돼 금고 이상의 하나의 형이 선고돼 확정됐더라도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봐야한다"며 원고전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공무원연금법 제65조 적용 여부는 재직 중 범죄에 대해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급여제한처분을 하는 행정청 또는 행정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이 재직 중 범죄의 양형조건을 사후 별도로 고려해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하는 것은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의 경중에 따라 급여제한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한 명확한 문언과 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해 어떠한 형이 선택돼 형법에 따라 경합범 가중이 되었는지는 공무원연금법상 급여제한사유 해당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에는 공무원연금법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