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전 부시장 징역 1년6월·집유 3년…'직무관련·대가성' 인정(종합)

재판부, 혐의 대부분 인정…유재수 측 "항소하겠다"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 조국 재판에 영향 미칠 듯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이 지난해 11월27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유 전 부시장이 다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그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22일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9000만원,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221만2224원에 대한 추징 명령을 내렸다.

유 전 부시장은 뇌물수수, 제3자뇌물수수, 수뢰 후 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등의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 중 제3자뇌물수수 혐의 및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한 일부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다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동시에 유 전 부시장이 4700만6952원가량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보고 이를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중 4221만2224원에 대한 뇌물액만 인정하고 추징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 주요쟁점 '직무관련성' '대가성' 인정

재판부는 주요 쟁점이었던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앞서 유 전 부시장 측은 이익을 본 사실들은 인정하면서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직무관련성과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여자들로부터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할 당시 공여자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직접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가관계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과 공여자 사이에 재산상 이익 등을 수령할 정도의 특수한 사적인 친분이 존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금융위원회 공무원인 피고인이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최모씨, 정모씨, 김모씨나 신용정보업을 영위하는 윤모씨로부터 재산상의 이익 등을 받은 것은 금융위원회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집행 공정성을 의심받게 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 부시장의 혐의 중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책값 명목 현금 수수, 오피스텔 사용대금 수수, 항공권 대금 수수, 골프채 수수, 2억5000만원 무이자 차용 및 1000만원 채무면제에 따른 이익 수수, 현금 수수, 골프텔 무상 이용에 따른 이익 수수 등이 유죄라고 봤다.

최씨에게 동생의 취업을 청탁한 혐의(제3자뇌물수수)와 여러 대가로 최씨가 2017년 10월 '제2회 금융의날 기념 표창'을 수상하도록 한 혐의(수뢰후부정처사)는 인정되지 않았다.

유 전 부시장이 부하직원을 통해 신용정보업체 오너 윤모씨가 보낸 선물을 대신 받았다는 혐의는 무죄로, 윤모씨에게 책 구매비용을 대납하게 한 부분은 유죄 판정을 받아 청탁금지법위반은 일부 유죄로 인정됐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한 유 전 부시장은 차분한 표정으로 판결 이유를 들었다. 유 전 부시장은 다소 야윈 모습이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형적 탐관오리의 모습"이라며 "뇌물수수액이 막대하고 인맥을 이용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하고 비리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반성하는 태도 없이 무책임한 변명을 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당시 유 전 부시장은 최후변론을 통해 "업무 관련이 없는 친한 지인에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서로 간의 정을 주고받은 것이 이렇게 큰 오해로 번져 구치소에 수감되고 재판을 받을 줄은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 측 "항소하겠다"…조국 재판에 영향 미칠 듯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된 유 전 부시장은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재판 후 유 전 부시장 변호인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유죄 부분은 본인과 상의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자유한국당이 유 전 부시장 등 여권 인사를 무더기 고발 및 수사 의뢰하면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했다.

그해 2월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감찰에 나섰지만,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최종 책임자였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추가기소됐다.

뇌물수수 등 유 전 부시장의 다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이번 판결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