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범기업 자산 매각결정, 빨라야 3개월 뒤…현재진행형

[화이트국가 배제] 매각명령 심문서 日기업에 발송
추가 영향 줄 '위안부·강제징용' 재판들 아직 심리중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일본이 2일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수출 관리상 우방국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을 전격 의결 처리하면서 일본의 '보복 조치'의 시발점이 된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른 후속 법적 절차의 진행상황에 관심이 다시 모아지고 있다.

기존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들의 자산 압류에 이은 매각 절차 이외에도 한일관계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재판들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한일관계 악화에 사법부발 먹구름은 더욱 짙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확정된 손해배상금을 받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아직까지 우리나라 법원에서 한일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재판들이 진행 중이다.

◇일본 전범기업 자산 매각 절차 '현재진행중'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지난 5월1일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등 전범 기업들의 압류 자산을 현금화해달라고 대구지법 포항지원과 울산지법에 신청했다.

포항지원에는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합작해 설립한 PNR, 울산지법에는 후지코시가 소유하고 있는 대성나찌유압공업의 주식에 대한 매각명령신청이 접수돼 있다.

포항지원은 지난 6월18일 매각명령 신청 사건 채무자인 일본제철에 보낼 매각 명령신청과 관련해 의견이 있으면 60일 이내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심문서를 대법원에 송부했다. 이달 4일 이를 접수한 법원행정처는 지난 8일 심문서를 일본제철로 발송했다.

앞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5월 일본제철이 포스코와 합작해 설립한 합작회사 PNR 주식 19만4794주(9억7000만원 상당)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인단이 신청한 매각 명령 심문절차를 개시했다. 대리인단은 일본제철이 PNR 주식 30%에 해당하는 약 234만주(약 11억원 상당)를 소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지원은 이에 앞선 지난 1월과 3월 일본제철과 PNR에 주식압류명령을 보냈다. 일본제철에 보낸 압류명령은 지난달 25일 반송됐지만 PNR에는 송달이 돼 매각 절차가 진행이 돼 다음 절차로 일본제철에 매각명령신청에 대한 심문서를 발송한 것이다.

심문서가 송달(소송 당사자나 소송관계인에게 소송 진행 사실이나 소송서류 내용 등을 알리는 것)된 뒤 60일 안에 일본제철 답변이 없으면 법원은 심문절차 없이 매각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일본제철이 송달을 받지 않더라도 재판부가 다시 송달을 할지, 매각허가 여부를 판단할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매각허가 여부 판단도 60일이 지나야 가능하기 때문에 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빨라야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또 미쓰비시중공업 자산에 대한 강제 집행에도 나섰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달 23일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압류한 미쓰비시의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에 대해 매각명령을 신청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29일 양금덕 할머니 등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5억6208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었다.

양금덕 할머니 등 원고 4명에 대한 소송 대리인단은 올해 1월18일과 2월15일, 6월21일 미쓰비시 측에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교섭을 요청했으나 미쓰비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응하지 않았다.

교섭 요청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소송 대리인단은 지난 3월7일 양금덕 할머니 등 원고 4명의 채권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미쓰비시 측의 한국 자산에 대해 압류신청을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조치와 관련해 대리인단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이 23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한일청구권 자금 환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19.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아직도 진행중인 '위안부'·'강제징용' 재판들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났지만 우리나라 법원에는 한일 관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재판들이 아직 현재 진행 중이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건이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가 심리 중인 배춘희 할머니 등 12명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과 같은 법원 민사합의15부가 심리중인 위안부 피해자 20명이 진행중이다.

두 사건 모두 2016년에 제기됐지만 일본정부가 송달을 거부해 3년이 넘도록 기일조차 잡지 못했다. 민사소송은 소송이 제기된 상대방(피고)에게 소장이 송달돼야만 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가 일본국정보에 손해배상 소송 소장과 소송안내서 번역본을 공시송달해 5월부터 송달 효력이 생겨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직 두 사건 모두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사건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 공장에 강제동원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2심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후지코시가 상고해 현재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과 지난 6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낸 소송들에서 패소한 신일철주금 주식회사(옛 신일본제철)이 상고해 현재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또 지난 4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추가로 전범기업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후지코시·미쓰비시중공업·일본코크스공업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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