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법원행정처장의 궤변"…비자금 의혹 진땀 해명

野 "법관의 증빙 없는 쌈짓돈 변명 누가 인정하겠나"
김명수 대법원장 맹공세로 '양승태 사법농단' 물타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이유지 기자 =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사법부의 '공보관실 운영비' 현금수령 의혹을 두고 법원행정처와 야당이 10일 국정감사에서 정면 격돌했다.

법원행정처는 공보관실 운영비가 법원장 명의로 현금으로 수령한 방법 상 문제를 지적할 수 있더라도 결과적으로 공적자금으로 사용돼 문제 없다는 군색한 해명을 내놨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대신한 방어논리로 풀이된다.

야당은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 시절 현금수령자 중 하나였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맹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공보관실 비자금 의혹을 초래한 장본인이자 사법농단 몸통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옹호하는 아전인수격 논리를 펴기도 했다.

김도읍, 이은재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보관실 운영비 관련 자료제출 요구를 강하게 요구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조성 논란과 관련 "일선 법원에서는 공보관실이 따로 없어 공보관실 업무비로 편성한 자체, 현금 지급을 문제삼을 수는 있겠다"면서도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사무국장들이 공보와 홍보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그 예산은 법원에 지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법원장 명의 수령은 전혀 문제가 안 되고, 다른 분이 수령했더라도 법원장이 사용했을 수 있기 때문에 공적자금으로 법원을 위해 수령했다면 누가 수령하든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편성 자체와 현금성 경비로 한 것에 대해 당국(감사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2018년에는 카드로 사용하게 했고, 그것도 부적당하다고 해서 2019년에는 예산에서 폐지했다"며 "행정처에서 공보관실 운영비를 내려줄때 '전결 처리하라' 이런 안내 없이 와서 일선 법원에서는 그것을 믿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처장은 "크게 보면 예산편성 그 자체의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을지언정 법원 집행의 문제는 아니고, 그런 혐의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커피·생수를 산 것까지 밝힐 수는 없다. 현금성 경비라는 것은 당연히 현금으로 나오기 때문에 현금으로 수급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도읍 의원은 "법원행정처장의 말은 궤변"이라며 "예산지침은 예산이 운영비로 쓰더라도 아주 소액, 인원수에 맞춰서 월 18만원 이하 등 지극히 소액 외에는 현금 지급을 못하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처가 일선 경비를 카드 또는 증비 자료로 엄격하게 감독하는데 비해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현금지급 관행에 문제가 없다는 사법부 논리를 꼬집은 지적이다.

김 의원은 "법원행정처에서 '현금성으로 마음대로 써라'는 말이 있었다고 해서 법을 다루는 법관들과 법원장들이 쌈짓돈처럼 쓰고 증빙을 안 남긴다, 만약 재판이면 법정에서 '나는 법을 모르고 썼습니다. 하지만 옳게 썼습니다. 나는 횡령이 아닙니다'라고 하면 그 변명을 받아주느냐"고 거듭 질타했다.

같은당 이은재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8월까지 돈을 받았고, 여기(국감장) 계신 분들이 전부 다 공보관실 운영비라고 하면서 현금으로 직접 받았다"며 "양승태 사법부를 적폐라고 부르면서 청산을 주장하는 김명수 체제에서도 기금에 3억5000만원을 편성한 후 지급했는데, 과연 양승태 체제를 적폐라고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고 가세했다.

더 나아가 "김명수 사법부가 말하는 양승태 사법부의 적폐, 실태는 정치적 목적으로 좌파가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주장에 불과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정작 본인들은 고위 법관으로 온갖 혜택을 받고 정권이 바뀌자 적폐청산으로 편승하려는게 과연 제대로 된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 의원이 "공보관실 운영비 때문에 양승태 사법부가 비자금이라는 명칭을 갖고 수사를 받고 있으면 김명수도 그와 다를 바 없지 않겠느냐"고 거듭 공세 수위를 높이자, 안 처장은 "비자금으로 명명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보관실도 없는데 현금성 운영비로 책정됐다는 것은 지적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