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도촬범 셋 중 둘은 벌금형 그쳐…"영상만 봐도 처벌해야"

성범죄 중 도촬 범죄 비율 9년만에 7배 증가
디지털 성범죄 법정형 높아졌지만 실제 처벌은 미약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홍대 누드모델 몰카 유출 사건부터 항공대 단톡방 성관계 동영상 유포 등 이른바 '디지털 성폭력' 범죄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유포되는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물리적 성범죄 이상의 두려움과 모욕감을 안긴다는 점에서 치명적이지만 피해 정도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체 성범죄 가운데 '리벤지(복수) 포르노' 등의 도찰 범죄 비율은 2006년 3.6%에서 2015년 24.9%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성폭력처벌법 14조에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가 신설됐다. 도촬물을 촬영하거나 반포(頒布),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 또는 상영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형법상 '음화 반포죄'와 '음화 제조죄'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것에 비하면 형량을 대폭 강화한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정형 강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벌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도촬 범죄로 기소된 범죄자의 68%에 벌금형을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77%는 300만원 이하였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한 달에 300만~500만원을 지불하며 사설업체에 도촬물 삭제 대행을 의뢰하는 현실과도 비교된다.

더구나 한번 유포된 도촬물 등을 인터넷 상에서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몇 달에 걸쳐 파일을 삭제해도 누군가 보관했던 파일을 또 다시 P2P 사이트 등에 유통시킬 경우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특히 전문가들은 촬영과 유포 단계에 대한 처벌뿐만 아니라 도촬 영상물의 소비와 소지 역시 법적 규제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가 피해자에게 물리적 성폭력 이상의 두려움과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이유는 해당 영상물이 불특정 다수에게 반복적으로 소비되기 때문이라는 점에 근거한 주장이다.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의 A 교수는 "도촬 영상물 촬영과 유포자뿐만 아니라 접속자, 소비자, 소지자는 물론 악성댓글을 통한 모욕행위를 한 사람들 모두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 교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등을 인터넷을 통해 소비하거나 소지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촬 영상물 소비·소지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나 입법 논의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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