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전복' 원충연 대령, 재심서도 무죄 못 받아
"朴정권 몰아내고 민주주의 정부 세우겠다" 모의했지만 발각돼 옥살이
재심 재판부 "군 병력을 동원하려 했기에 자유민주주의 질서 훼손한 것"
- 김수완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정권 당시 박 전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나섰다가 옥살이를 했던 고 원충연 대령의 유족들이 재심 법정에서도 끝내 억울함을 풀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고 원 대령의 아들 원모(56)씨가 낸 재심 사건에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군형법상 반란음모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원 대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원 대령 쿠데타 사건'은 고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킨 1961년으로부터 4년 뒤인 1965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고 박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를 일으킨 후 민간에 정권을 이양한 뒤 군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쿠데타 2년 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고 원 대령은 다른 동료 군인들과 함께 "정치인의 군에 대한 간섭이 군의 중립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정부를 무력으로 전복시킨 뒤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쿠데타 모의는 곧 발각됐고 원 대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1981년 대통령 특사로 풀려났다. 당시 이들의 모의를 적발한 인물은 윤필용 전 소장으로, 윤 전 소장 역시 박정희 정권 당시 쿠데타 의혹으로 숙청당한 바 있다.
고 원 대령이 세상을 뜬지 10년 뒤인 지난 2014년 고 원 대령의 아들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재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무죄를 인정해 형을 약간 감형했을 뿐 내란음모 등 혐의에 대해서는 그대로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당시 고 원 대령에게 정부 참칭이나 국가에 변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계획이 실현됐을 경우 극도의 혼란, 수습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가 파괴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정권을 반민주적 세력으로 간주해 바로잡으려는 의도였다 해도 헌법상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군 병력을 동원하려 했다면 그 역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면 무고한 국민의 상당수가 위험에 처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원 대령은 이 사건으로 불법 체포된 후 상당한 기간 동안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며 형량은 징역 17년으로 정했다.
내란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실제로 무기를 확보했다거나 도구를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준비행위를 한 적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고 "단체의 우두머리로서 다른 구성원들의 활동을 지휘·통솔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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