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원 "불법입양 도운 친모, 친권 박탈"
생후 18일 만에 미국으로 불법 입양
국내외 소송 거쳐 8개월 만에 귀국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박종택)는 서울시가 요건과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자녀 K양(1)을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시킨 미혼모를 상대로 낸 친권제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K양의 후견인은 서울시가 지정한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장이 됐다.
재판부는 "친모에게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친모의 친권을 상실시키는 것이 K양의 복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친권제한 이유에 대해 "친모는 K양을 양육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법률을 위반해 K양의 입양을 시도하는 미국인 부부에게 협조하고 금전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부부가 K양을 입양했던 과정도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인 부부는 민법상 입양절차를 따르기는 했지만 K양은 보호대상아동으로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대상이기 때문에 법을 위반하게 됐다.
재판부는 "미국인 부부가 K양을 입양하며 법률상 허가받지 않은 시설을 통하고 한국 정부로부터 해외이주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입양 관계자에게 금전을 지급하고 비자면제프로그램을 이용해 K양을 미국으로 입양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K양의 친모는 출산 전인 지난해 2월1일 경남 통영의 미혼모자 복지시설에 입소해 입양절차를 밟겠다며 K양을 시설에 맡기기로 했다.
이미 미혼모인 친모는 어린 딸을 키우고 있어 K양을 기를 형편이 안됐고 친부도 역시 입양을 권유했기 때문이었다.
친모는 시설 원장을 통해 K양을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인 부부는 고마운 마음에 친모에게 200만원, 시설 원장에게 500만원 등을 건넸다.
같은 해 6월10일 K양이 태어났고 친모와 친부는 2주일 후 입양동의서를 서면으로 작성했다.
이에 따라 K양은 세상의 빛을 본 지 18일 만에 미국인 부부와 함께 미국에 갔다.
그러나 K양은 비자문제로 미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미국인 부부가 입양 목적의 이민비자 대신 비자면제프로그램으로 K양을 입국시키려 했던 것이다.
이들은 미국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법원에 임시후견인과 후견인 지정을 청구했다.
같은 해 11월20일에는 미국 연방법원에 K양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31일까지 K양을 임시로 양육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미국인 부부의 부적절한 입양사실을 한국 정부에 알렸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K양의 입양을 불법입양으로 보고 미국인 부부의 후견인 자격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어 미국 법원이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고 미국인 부부가 K양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포기함에 따라 K양은 고국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는 K양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정식 입양절차를 밟게 할 예정이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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