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 웃돈 1.5억" 다시 고개 든 건설현장 횡포
월례비에 장비 밀어넣기까지…李대통령 점검 지시에도 여전
공기 지연 볼모에 하도급업체 '울며 겨자 먹기'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건설현장 불법행위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지시한 가운데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장비·운송 공정의 부당비용 요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방의 한 현장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인력 측이 자신들의 덤프트럭 사용을 요구하며 기존보다 1억 5000만 원 비싼 토사 반출 운반비를 제시한 사례도 확인됐다.
타워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핵심 장비가 멈추면 전체 공정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비용 요구가 건설사와 하도급업체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임금과 별도로 관행적으로 건네는 월례비 요구와 장비·운송 공정의 별도 비용 요구가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철근, 거푸집, 설비 자재 등 골조 공정에 필요한 물량을 고층부로 옮기는 핵심 장비다. 운용이 늦어지면 골조와 후속 공정도 연쇄적으로 밀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작업 지연을 감수하기보다 일정 비용을 주고라도 자재를 빨리 올려달라고 요청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업계는 계약상 근거 없이 금품을 요구하고, 거절당하면 작업 지연, 현장 점거, 채용 압박 등으로 맞서는 행위가 공정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본다.
지방의 한 건설현장에서 한국노총 소속 인력 측은 자신들이 운용하는 덤프트럭을 쓰라고 요구하며 기존 견적보다 1억 5000만 원 많은 운반비를 제시했다. 건설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공사 방해가 이어져 작업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토사 반출은 지하층과 기초공사의 선행 작업이다. 현장 안에 쌓인 토사가 제때 빠져나가지 않으면 굴착, 기초공사, 자재 반입 등 후속 일정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해당 현장에서는 철근콘크리트 공정이 시작되면 타워크레인 사용이 본격화하는 만큼, 월례비 요구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설업계는 특정 장비 사용을 사실상 강제하거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가 반복되면 원도급사와 하도급업체가 공기 지연을 막기 위해 비용을 떠안게 된다고 본다. 이 같은 비용은 공사비와 사업비 부담을 키우고, 사업장 여건에 따라 분양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당한 임금·근로조건 개선 요구와 계약에 근거한 추가비용은 보장하되, 공정 지연을 빌미로 한 금품 요구와 채용 강요, 작업 방해는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례비는 공식 공사비 항목에 반영되지 않은 비용"이라며 "공정 지연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작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예정에 없던 비용을 만들고 하도급업체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점검과 일관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