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종 1300명 넘게 이주하는데…올 하반기·내년 입주 '0가구'

올해 전셋값 4.06% 상승·전세매물 23.8% 감소…수급지수 101.3
법무·성평등부 내년 상반기 이전…공급 공백에 임대차시장 촉각

정부가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350여개를 대상으로 2027년 상반기부터 세종시 이전 추진을 3일 발표 하였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및 주변 아파트 단지 전경. 2026.9.3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의 세종 이전으로 1300명이 넘는 인력이 세종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한 가구도 없다. 이미 전셋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전 인력의 추가 주거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임대차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셋값 4.06% 뛰고 매물 24% 감소…수급지수 100 넘어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세종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평균 0.12%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주(0.06%)의 2배, 지방 평균 상승률(0.04%)의 3배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종촌동, 고운동 소형 가구를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올해 누적 전세가격 상승률은 4.06%로 지난해 같은 기간(1.44%)의 약 2.8배다.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이 54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세종의 전세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수요도 공급을 앞서고 있다. 세종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1.3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세종 전세 매물은 1년 전 653건에서 498건으로 23.8% 감소했다. 반면 매매 매물은 7952건에서 1만 536건으로 32.4% 늘었다. 매매 물량은 증가했지만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전세 물량은 줄어든 셈이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998·1623가구 대단지도 전세 1~2건…내년 입주도 '0'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 고운동 가락19단지파라곤은 998가구 규모지만 10일 기준 계약 가능한 전세 매물은 1건에 그쳤다. 종촌동 가재4단지세종센트레빌도 1623가구 규모에 전세 매물은 2건뿐이었다.

고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혼부부 등 전세를 찾는 문의는 꾸준하지만 바로 계약할 수 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대단지라도 조건에 맞는 물건은 나오면 빠르게 계약되는 편이어서 임차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당장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향후 신규 입주 공급 여력도 사실상 없다.

지난달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발표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에 따르면 세종은 올해 하반기와 2027년 입주 예정 물량이 없다. 2028년 상반기에도 1122가구 입주에 그친다.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이광호 기자
법무·성평등부 1300명 이상 이전…추가 주거 수요 변수

정부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을 내년 상반기부터 세종으로 순차 이전할 계획이다. 법무부 실근무 인원은 1000여 명이며 성평등가족부까지 합친 이전 대상은 134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세종청사에 여유 공간이 부족해 두 부처는 우선 민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 대상 인원이 모두 세종의 신규 주거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세종 거주자나 자가 매수자, 사택 이용자 등이 있을 수 있고 가족 동반 여부에 따라서도 실제 임차 수요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 세법개정안도 임대차 공급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차등화하고 다주택자·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향인 만큼 향후 임대주택의 매도나 실거주 전환, 월세·반전세 전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기존 임차인이 살던 집이 매수자의 실거주용으로 바뀌거나 신규 계약이 월세·반전세로 전환되면 전세 공급 감소와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세종처럼 신규 입주 공급 공백이 이어지는 지역은 추가 주거 수요가 유입될 경우 임대차시장 불안이 커질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