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4년 뒤에 내세요"…서울 정비사업 수주전 '파격 경쟁'
압구정·성수·목동 등 사업장 잇단 유예…대출규제에 자금 부담↑
'빵빵백' 조건까지 등장…조달 방식 따라 이자 부담 달라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건설사들이 서울 강남권·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이 내는 분담금 납부를 최대 4년간 유예하는 조건을 잇달아 내걸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조합원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면서 분담금 유예가 수주 경쟁의 주요 조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 정비사업장 5곳에는 분담금 납부 유예 조건이 적용된다.
'분담금'은 조합원이 기존 집을 새로운 집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추가로 내는 금액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압구정 3구역(현대건설) △압구정 4구역(삼성물산 건설부문) △압구정 5구역(현대건설) △성수 1지구(GS건설) △목동 6단지(DL이앤씨) 등이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수주한 압구정 2구역에 이어 올해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도 분담금 납부를 입주 후 약 4년간 유예하는 조건을 적용했다. 삼성물산(028260)도 압구정 4구역에 분담금 4년 유예를 적용한다.
GS건설(006360)은 성수 1지구에 분담금 4년 유예를 적용한다. 올해 6월 목동 6단지를 수주한 DL이앤씨(375500)도 조합원에게 분담금 4년 납부 유예를 지원한다.
분담금은 보통 입주 전에 완납하는 구조다. 분양계약 이후 공사 기간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내는 식이다. 현대건설이 2019년 용산 한남3구역을 수주할 때 제시한 '1년 분담금 유예'는 당시 이례적인 조건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공사비가 오르면서 서울 알짜 사업지에서 '분담금 유예' 사례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건설사들이 핵심 수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담금 납부 유예가 가능한 곳은 결국 사업성이 좋은 곳을 뜻한다"며 "일부 조합원이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사업성이 높고 향후 공사비를 회수할 가능성이 큰 곳이라면 시공사 입장에서도 유예 조건을 제시하는 게 수월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일명 '빵빵백'(계약금 0%·중도금 0%·잔금 100%)으로 불리는 조건도 등장했다. 입주 전 나눠 내던 분담금을 입주 시점에 한꺼번에 내는 방식이다. GS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잠실 우성 1·2·3차 △봉천 14구역 등에는 '빵빵백' 옵션이 적용된다.
다만 분담금 납부 유예는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크게 시공사 책임 조달(무이자형)과 수요자 금융조달(이자 후불제형)로 나뉘며 구조가 각각 다르다.
'시공사 책임 조달'은 시공사가 자체 신용으로 분담금 자금을 조달하고 이자를 부담하는 형태다. 이 경우 조합원은 입주 전 별도의 분담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다.
반면 '수요자 금융조달'은 조합원 명의로 대출이 이뤄져 조합원이 원금과 이자를 부담한다. 대출 한도가 부족하거나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누가 자금을 마련하는지도 사업장마다 다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합원 입장에서는 필요한 금액을 얼마나 쉽게, 얼마나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실제 대출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대출 규제가 바뀌면 기존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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