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오세훈 오늘 재회동…서울 주택공급 '이견 조율'

용산공원 이견 속 시 '탄천 1.3만가구' 대안…정부 입장 주목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 이양도 쟁점…당정 추진·시 반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2026.8.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엿새 만에 다시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논의한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서울시가 최대 1만 3000가구 규모의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안을 대안으로 내놓으면서 정부의 수용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 회동 이후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권한 이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 이어 당정도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공급 부지와 정비사업 권한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탄천물재생센터 1.3만가구…정부 수용 여부 관건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에서 비공개로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현안을 논의한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20일 이후 엿새 만이다.

논의의 핵심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문제다. 정부는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인아파트와 장교 숙소 등 기존 건축물이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보존하면서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제시했다. 앞서 용산공원 주변 산재부지 등을 대체 후보지로 거론한 데 이어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부지까지 제안한 것이다.

탄천물재생센터의 대지면적은 약 39만 3000㎡로 용산공원 내 용산어린이정원(30만㎡)보다 넓다. 서울시는 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기존 부지를 개발하면 1만~1만 3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입지 경쟁력도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서역이 가깝고 수서IC와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교통·생활 기반시설도 인접해 있다.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주택 공급까지 필요한 기간도 용산공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 이전과 주택 건설에 약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시장은 최근 공개한 '일타시장-용산공원 편' 영상에서 "물재생센터와 같은 시설을 옮기면 그 자리에 1만가구 이상을 지을 수 있는 땅들이 있다"며 "용산공원의 오염토를 정화하고 도시계획을 세워 인허가받아 짓는 것과 기간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정부가 서울시의 대안을 받아들일지다. 정부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가 제한적인 만큼 용산공원의 일부 활용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탄천물재생센터 활용 제안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장관은 지난주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고 함께 방안을 찾아보자는 게 제 입장"이라며 "오 시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정비사업 권한 이양도 쟁점…李·당정 긍정, 서울시는 반대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도 이번 회동의 주요 쟁점이다. 서울 일부 구청장들이 권한 이양을 요구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 이어 당정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당정은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현재 서울시가 가진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이양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권한 이양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중 약 84%가 이미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인가 혹은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정비사업 관련 9개 인허가 가운데 서울시 권한은 '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 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등 2개뿐이라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서울시는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것만으로 정비사업 기간을 크게 단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대로 된 주택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단순히 권한을 나눠 갖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실효성은 떨어지고 현장의 혼란만 키우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