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용산공원, '주변 18만㎡'서 돌파구 찾나…캠프킴 다시 주목
공원 밖 복합개발 부지…유엔사·수송부 등 포함
과거 캠프킴 3100가구 추진…서울시 "기반시설 협조"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정부와 녹지 보존이 우선이라는 서울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꺼낸 '주변산재부지' 카드가 절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변산재부지는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용산공원 본체와 달리 복합개발을 위해 별도로 구분된 땅이다. 과거 정부도 캠프킴에 3100가구 공급을 추진한 전례가 있어 국토교통부가 호응할 경우 공원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도심 공급을 확대하는 접점이 될 수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용산공원 본체 대신 인접 지역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용산공원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자고 역제안했다"며 "용산공원 근처에 허용할 수 있는 부지들은 교통 대책을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문제를 검토하고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본체의 주택 공급에는 반대하지만 공원 밖 부지를 활용한다면 서울시도 기반시설 확충 등 사업 추진에 협조하겠다는 의미다.
오 시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부지 가운데 주목되는 곳은 용산공원정비구역 내 '주변산재부지'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용산공원정비구역을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조성지구와 복합시설조성지구 등으로 구분한다. 약 18만㎡ 규모의 주변산재부지에는 캠프킴과 유엔사, 수송부 등이 포함된다.
용산공원 본체와는 법적 성격부터 다르다. 본체는 반환되는 미군기지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주택을 공급하려면 추가적인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주변산재부지는 공원조성지구에서 제외돼 주거·상업·업무 등 복합개발이 가능하다.
캠프킴 부지만 약 4만 8000㎡로 축구장 7개에 가까운 규모다. 유엔사와 수송부 부지도 2015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는 등 개발 절차가 진행돼 왔다.
다만 18만㎡ 전체를 새롭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엔사 부지 등은 이미 민간에 매각돼 개발이 진행 중이고 부지별 사업 단계와 소유관계도 다르다. 실제 추가 공급이 가능한 면적과 물량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주변산재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구상은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캠프킴 부지에 31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본체를 건드리지 않고 복합개발이 가능한 주변산재부지를 활용해 서울 도심 공급을 확대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계획은 당초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미군기지로 사용된 캠프킴은 토양오염 정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고 이후 개발계획도 조정됐다. 현재도 캠프킴을 활용한 주택 공급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의 이번 제안은 새로운 택지를 발굴했다기보다 과거부터 개발 대상으로 분류돼 실제 공급까지 추진했던 공원 밖 부지를 우선 활용하자는 데 방점이 찍힌다.
달라진 점은 서울시가 주변부지 개발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교통과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구축에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여지가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도시계획이나 용도지역 변경은 지자체인 서울시 소관"이라며 "서울시가 손을 내민 만큼 정부가 발을 맞춘다면 인허가를 비롯한 행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정부가 주변부지 활용만으로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느냐다.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교숙소와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을 후보지로 거론했다. 이들 부지는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주변부지와 달리 용산공원 본체에 자리한다.
정부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이 용산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는 본체 개발에 선을 긋는다. 대규모 주택이 들어서면 녹지 훼손은 물론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교통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다.
양측 모두 서울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표에는 공감한다. 정부는 용산공원 본체까지 가용부지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본체를 보존하되 주변의 개발 가능한 땅에서 공급 물량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절충 가능성은 결국 주변부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추가 물량에 달렸다. 캠프킴에는 기존 공급계획이 있고 유엔사처럼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곳도 있어 약 18만㎡ 가운데 실제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제한적일 수 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용산공원 본체를 둘러싼 '개발 대 보존' 대립을 이어갈지, 과거에도 공급을 추진했던 주변부지에서 현실적인 접점을 찾을지가 향후 협상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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