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2억 '안심신탁' 맡기면 월 73만원…연 4%대 수익 목표
펀드 운용수익으로 임대인 월세 대체…임차인은 전세 거주
수도권 고령층 지방 이주 땐 주택연금 더해 월 최대 120만원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월세 주택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 임차인이 맡긴 전세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월세처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세금 2억 원을 맡기면 연 4%대 목표수익률을 기준으로 임대인은 월 약 73만 원의 운용수익을 받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임차인은 월세 대신 전세로 살고, 임대인은 직접 월세를 받는 대신 전세금 운용수익을 매달 받는 구조다. 임차인의 주거비와 전세금 반환 위험을 낮추면서 임대인에게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제공해 전세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임대인은 주택연금도 연계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사례에서는 전월세 안심신탁 운용수익과 주택연금을 합쳐 월 최대 120만 원 안팎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활용한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을 추진한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계약을 맺고 임차인이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해당 자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월세에 해당하는 형태로 지급하는 구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금 예치·운용·반환과 임대인·임차인 모집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다.
임차인은 월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전세로 거주하면서 주거비를 줄일 수 있다. 전세금도 공적 기관이 관리해 전세사기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국토부는 판단했다.
임대인 역시 세입자의 월세 연체나 공실을 걱정하지 않고 전세금 운용을 통해 매달 일정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시중 전월세전환율과 전세대출 금리 간 차이가 임차인의 주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부는 시중 전월세전환율이 5~6%대인 반면 전세대출 금리는 3~4%대여서 전세 전환 시 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전세금을 활용해 조성하는 펀드의 운용수익에서 나온다.
안정화기구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HUG 보증부 PF대출 등을 통해 주택건설 사업장에 투자한다. 연 4%대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하며 발생한 이자수익은 매월 임대인에게 지급한다.
국토부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서울시 연립·다세대주택에서 전세금 2억 원 규모로 사업에 참여할 경우 임대인은 월 약 73만 원의 운용수익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임대인에게는 주택연금까지 연계한다.
서울 1주택자가 65세·55세 부부 조건으로 지방으로 이주하고 주택가격 3억 원, 종신지급방식·정액형을 적용할 경우 주택연금은 월 최대 약 47만 원으로 산정된다.
전월세 안심신탁 운용수익 73만 원에 주택연금 47만 원을 더하면 월 최대 120만 원 안팎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의 고령층 보유 주택을 전세 물량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지방 이전 시 노후소득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수익은 전세금 규모와 펀드 운용수익률, 주택연금 가입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등록 임대사업자가 사업에 참여하면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임대소득에 대한 세제 지원도 추진한다.
사업 대상은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반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확대한다. 우선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시행하며 전세금 규모가 시세에 비해 과도한지, 위반건축물인지 등을 사전에 검증한다.
임차인은 소득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대출인 버팀목 대출이나 시중은행 전세대출을 활용해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다.
전세금은 안정화기구가 예치부터 반환까지 관리한다. 이에 따라 임차인은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이나 전세대출보증에 가입하지 않아도 돼 보증료 부담도 줄어든다.
사업 신청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임대인이 먼저 참여를 신청하면 안정화기구가 임차인을 모집하거나, 임대인과 임차인이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뒤 함께 사업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LH 매입임대주택 일부도 안정화기구를 통해 시범 공급한다. 올해 500가구를 대상으로 무주택 청년 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절차와 약정서 내용, 실제 적용되는 수익률 등은 9월 말 사업 공고를 통해 공개된다. 신청 접수는 10월부터 시작하고 11월부터 3자 약정 체결과 전세금 예치를 진행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앞으로 전월세 안정화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내려놓고 임대차계약을 안심하고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이 성과를 내고 더욱 고도화되면 임차인은 전세 거주 효과, 임대인은 월세 수익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재 방식뿐만 아니라 임대차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 방식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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