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8·13 대책, 공급 속도전 방향 맞다"…"단기 안정엔 한계"

인허가·보상·PF 등 공급 병목 해소 긍정 평가…"실행력 높였다"
신규택지 입지·물량엔 아쉬움…"착공까지 3년, 전월세 안정 제한적"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김종훈 오현주 황보준엽 김동규 기자 =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인허가·보상·자금조달 등 주택 공급을 막아온 병목을 한꺼번에 손봤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 절차와 자금조달 문제가 주택 공급을 늦추면서 시장 불안을 키워온 만큼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향은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착공·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신규 택지의 입지와 물량도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착공 앞당기고 금융 병목 해소…"실행력 높였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동시에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현행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을 늦춰온 병목 요인을 구체적으로 제거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더 빨리 공급할지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며 "행정적인 절차 단축을 가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공급 정책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보상·이주, 부지조성 등 절차를 병행해 사업 기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보상·이주·퇴거 단계는 기존 44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이고 환경·재해영향평가와 문화재 조사, 오염토 정화, 송전선로 지중화 등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사업을 늦춰온 요인도 손보기로 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PF 금융, 정비사업 이주비, 사업성 개선, 용도규제 완화 등 실제 착공을 지연한 병목 요인을 함께 손보려 했다"며 "정비사업과 소규모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기존 도시공간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려는 방향은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 금융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는 '이원화 정책'으로 봤다.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산정 때 종전자산가액뿐 아니라 종후자산가액까지 고려하는 방안이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PF 보증 확대와 보증료 인하, 부실 PF 정상화는 '돈이 없어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사업성이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금융 애로를 줄여 사업 속도와 착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역세권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해 2만 7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3~4년 내 착공하는 게 목표다. 신규택지는 서울 강서 염창공원 1000가구, 남양주 도심 2만 1700가구, 경기광주역세권2 4500가구 등 3곳이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신규 택지 2.7만가구…"입지·물량은 한계"

정부는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서울 강서구 염창동 일대 5만 1000㎡(1000가구)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 228만㎡(2만 1700가구)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원 48만㎡(4500가구)를 지정하고 총 2만 7000가구 규모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일부를 제외하면 현재 시장 수요와 맞지 않는 지역"이라며 "향후 추가 택지에 시장이 원하는 입지를 포함하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신규 택지가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정도의 입지와 물량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착공 시기 단축은 시장에 공급 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신규 택지 물량이 주택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정도로 파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시세 안정화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입주 물량 부족과 전월세 불안이 나타나는 현재 시장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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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까지도 3년"…단기 집값·전월세 안정엔 한계

전문가들은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서 교수는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토지주들이 보상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정부의 목표대로 보상 기간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계획 수립과 지구 지정, 토지 보상, 각종 계획 수립 등을 감안하면 3년 안팎 기간 단축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빡빡하다"며 "이미 토지가 확보된 3기 신도시와 기존 공공택지의 공급을 앞당기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지원이 오히려 시장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 여건 완화 기대가 시장에 즉각 반영될 수 있어서다.

함 랩장은 "정비사업 자금조달이 쉬워지면 강남이나 한강 변 등 사업성 높은 지역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며 "서울·수도권 주택가격에 일부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