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도, 결국 현금 부자가 샀다…서울 주담대 비중 더 줄어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42.6%…강남권 30% 하회
"현금 보유자만 매수 가능…자산 격차 더 벌어진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현금 부자 중심의 매수 쏠림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한 매입 비중은 빠르게 줄어든 반면,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시장 주도권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1~4월) 서울에서 매매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의 거래가 대비 평균 채권최고액 비율은 42.6%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0.98%)보다 8.38%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채권최고액은 금융회사가 대출 실행 시 설정하는 담보 회수 한도로, 통상 대출 원금의 120~130% 수준에서 정해진다. 이를 감안하면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 하락은 실제 매입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활용 비중이 줄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해당 비율이 단 한 차례도 45%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별 기준으로 50% 안팎 수준이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3구의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은 모두 3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만 해도 40~50%대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금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들어 풀린 양도세 절세 매물 역시도 현금 동원력이 높은 수요자들이 흡수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강화된 대출 규제와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해왔다. 6·27 대책에서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했고,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신규 대출을 차단했다.

이어 발표된 10·15 대책에서는 15억 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를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결국 일반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는 반면,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층은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시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될수록 현금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매수 가능성이 갈리면서 자산 격차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결국 대출을 규제하게 되면 현금 자산이 있는 수요자만 매수를 할 수 있게 된다"며 "갈수록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