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 4구역 "법적 근거 없는 유산영향평가 촉구는 행정 폭주"

주민 대표 "세계유산 보호지구 밖…계속 평가 강요"
유산청장에 "유네스코 공문 원본 공개하고 사퇴"

서울 세운4구역주민대표회의·세운지구상생협의회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묘 맞은편 세운광장 앞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이행 요구에 대한 세운4구역 주민 입장문 발표 및 허민 유산청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세계유산영향평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 종로구 세운 4구역 주민들이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촉구에 반발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는 14일 오전 종묘 앞 세운상가에서 기자회견 열고 "국가유산청이 법률상 의무가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하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법적 근거 없는 인허가 방해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7일 세운4구역 고층 재개발 논란과 관련해 서울시에 개발 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주민들은 "세운4구역이 세계유산 보호지구 밖임에도 법에도 없는 평가 이행을 강제한다"며 "행정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정 폭주'"라고 반발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장은 2023년 질의회신(유권해석)을 통해 세운4구역 재개발은 국가유산청과 협의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와 종로구청에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공문을 계속 발송해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강남 선정릉과 형평성을 제기했다. 위원회 측은 "종묘에서 세운4구역은 600m 떨어져 있다"며 "강남의 선정릉은 문제없는데 강북의 종묘는 왜 문제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허민 유산청장이 3월 기자회견에서 인용한 유네스코 공문의 원본 공개도 촉구했다.

주민들은 "허민 유산청장은 서울시가 평가를 받지 않으면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종묘가 보존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며 "해당 공문 원본을 공개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유네스코 공문의 내용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며 "허민 청장이 공문의 내용을 확대 해석해 세운4구역을 겁박했는지 여부를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허 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허 청장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세운4구역을 이슈화해 서울시장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개발을 막겠다는 반헌법적 발상으로 법치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허민 청장은 당장 자진해서 사퇴하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 고도 제한 완화를 고시했다.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낮췄다. 이에 정부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의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