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사업 안 한다"…건설사 '옥석 가리기'에 신규 수주 반토막
현대건설 올해 1분기 신규 수주 3.9조…전년比 58% 감소
전쟁 장기화 여파에 공시비 급등…수익성 깎아내려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올해 건설사 신규 수주가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돌아서면서다.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무리하게 일감을 따내기보다 "적자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3조 9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 4301억 원) 대비 약 58% 감소했다.
건설업계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확대로 공격적인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자칫 적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공사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이란 전쟁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건설공사비지수(2020년=100)는 134.4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30.9를 기록한 이후 매월 상승했다. 중후판, 냉간압연강재, 산업용 운반기계 등의 가격 인상이 공사비에 영향을 미쳤다.
GS건설(006360)도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 6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6553억 원) 대비 44% 줄었다. 같은 기간 IPARK현대산업개발(294870)도 1조 885억 원에서 3091억 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중견 건설사의 수주 실적도 대형사 흐름과 동일했다. HL D&I한라(014790)는 2516억 원에서 1135억 원으로, IS동서는 2120억 원에서 1383억 원으로 각각 감소한 수주 실적을 내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래의 공사비 인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수주는 리스크로 작용한다"며 "매출이 줄더라도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리스크 높은 해외 사업 수주는 보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의 올해 1분기 신규 수주 중 해외 비중은 고작 6.8%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13.2% 대비 절반에 그쳤다. 해외 사업은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는 리스크에 항상 노출돼 있어서다. 과거 건설업계 어닝쇼크의 주요 원인 역시 해외 사업이었다.
건설사 실적도 매출 성장보단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GS건설의 1분기 매출은 2조 4005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35억 원으로 4.4% 증가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294870)도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9%로 약 5년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 이후 공사비 인상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는 발주처는 없다"며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도 이전보다 금융 조달 구조와 공사비 반영 조건을 까다롭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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