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전 '마이너스 금리' 논란…위법 소지에 제동 걸리나
CD보다 낮은 '마이너스 금리' 금융 조건 제안 잇따라
소송·민원 땐 사업 지연…"절차 늦어지면 비용 부담"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수준의 금융 조건까지 등장하며 수주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합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 표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지만,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법 위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어 향후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사업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CD-1%' 조건이 제시됐다.
현재 CD 금리가 약 2.8%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적용 금리는 약 1.8% 수준이다.
사업비 금리는 재건축 사업 전체 금융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사업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만큼 금리가 낮아지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건설사들이 금융 조건 경쟁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성수4지구 재개발 수주전에서도 유사한 경쟁이 있었다. 현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구체적인 금융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우건설은 첫 번째 입찰 당시 CD-0.5% 조건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지자체는 이 같은 금융 조건이 도시정비법상 금지된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신반포19·25차 사업장에는 서초구청이 시공자 선정 과정과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 구청은 서울시와 대응 방향을 놓고 논의 중에 있다.
공문에는 시공계약과 직접 관련 없는 금전·재산상 이익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리한 대출금리 제공 역시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다.
도시정비법은 시공자가 조합원이나 사업시행자에게 과도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관할 시·도지사는 시공자 선정 취소를 명할 수 있다.
과거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이주비 무이자 지원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시공사 선정이 취소된 사례가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조합 측에 전달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입찰 무효 여부 등이 결정된 것은 없으며,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금융기관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하는 행위는 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보고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중금리 보다 낮게 대여하는 형태는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성수4지구 조합은 CD금리보다 낮은 마이너스 금리 제안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에서는 향후 소송이나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공자 선정 이후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조합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서초구의 공문 내용을 읽으면 메시지는 주의·경고에 가깝다며 "소송과 민원으로 절차가 지연되면 금융비용이 늘고 사업 일정이 밀리며 결국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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