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성과급 실탄, 결국 아파트로…'셔세권'에 몰리는 반도체 머니

한은 "주식 자본이득 70% 부동산 유입"…강남·동탄 매수심리
전세 매물 감소·양도세 중과 겹쳐…"핵심지 가격 압력 우려"

코스피가 개장 직후 78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2026.5.11 ⓒ 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코스피 랠리와 반도체 업종 성과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서울과 경기 남부, 청주 등 핵심 지역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세 매물 감소와 입주 물량 부족, 양도세 중과 재개에 따른 매물 잠김 우려까지 겹치면서 강남권과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7800 돌파, 주식으로 번 돈 결국 집으로 가나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4% 안팎 급등하며 78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장중 한때 7850선까지 치솟으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자 코스피 랠리로 쌓인 자본이득이 소비에 머무를지, 부동산 등 다른 자산시장으로 이동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의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BOK 이슈노트)는 이 같은 자금 흐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은에 따르면 주가가 1만 원 오를 때 소비로 이어지는 금액은 130원으로, 자본이득의 1.3% 수준에 그쳤다. 미국·유럽(3~4%)이나 일본(2.2%)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약 70%가 부동산 자산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피 랠리로 생긴 자본이득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주식·성과급 실탄에 반도체 벨트 매수심리 자극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이어지면서 레버리지를 크게 쓰기보다는 주식 수익과 성과급 등 현금성 자산을 앞세운 수요가 시장을 움직일 수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용인 수지와 성남 분당, 수원 영통, 화성 동탄 등 이른바 셔세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수도권 평균을 웃돌았다.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0.25%로 전주(0.20%)보다 확대됐고, 용인 수지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이 7%대 중반에 이르며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뉴스1 김민지 기자
"성과급 받으면 동탄·복대동 집 산다"…반도체 직원들 선택

현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경기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천이나 청주 쪽 집을 팔고 동탄 아파트를 찾는 SK하이닉스 직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셔틀버스와 광역 교통을 함께 고려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2차 전용 80㎡는 최근 8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복대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성과급을 받은 하이닉스 직원들이 직장과 가까운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복대동 일대를 많이 찾는다"며 "집주인들도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입주 물량 감소와 규제 여파로 전세·월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매물 회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코스피 자본이득과 성과급 유입이 맞물릴 경우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 셔세권, 청주 흥덕구 등 핵심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