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묶인 돈, 생산 현장으로"…정부, 기업 부동산 부담 높이나

기업 종부세 공제액 낮추고 세율 추가 인상 방안 거론
"공장 증설 등 사업 확장 대응 부작용 우려"…"부동산 체질 개편 시그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비생산적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업무용 기업 부동산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선다.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을 높여 토지가 아닌 생산적인 분야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정책 범위를 주택 시장을 넘어 부동산 전반으로 확대해 시장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비업무용 부동산을 두고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말했다.

자본이 생산적 영역이 아닌 부동산에 묶이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휴 용지 매각을 통해 주택 공급 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를 시장에 유도해 공급 확대 효과까지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이를 뒷받침할 정책 수단으로는 보유 부담을 높여 매각을 유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를 활용한 압박이 거론된다. 현행 제도상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공시가격 합산액에서 5억 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100%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구조다. 이미 일정 수준의 부담이 존재하지만, 정부는 추가적인 세제 강화 여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9 ⓒ 뉴스1 허경 기자

구체적으로는 공제액을 현행 5억 원보다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현재 업무용 토지(0.5~0.7%) 대비 높은 수준인 비업무용 토지(1~3%) 세율을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세제 외에도 직접적인 매각 유도 정책이 병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정 기준 이상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해 보유 기간 제한을 두거나, 장기 미활용 토지에 대한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 도입됐던 비업무용 부동산 강제 처분 제도처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처분을 유도하는 강한 규제 카드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고강도 규제가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투기 방지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단순히 부동산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 부적절하다"며 "향후 공장 증설 등 사업 확장이 필요할 때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상업용·산업용 부동산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시장에 보내는 경고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언제든 추가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라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향후 부동산 정책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언제든, 어떤 영역이든 규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부동산 투기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